폴링 인 폴
2011년 경향신문에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백수린의 첫번째 소설집. "호흡을 잃지 않고 안정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나간 저력이 돋보였다. 소통부재의 현실에 대한 질문이라고 할, 자못 의미심장한 주제를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지 삼 년 만이다. 서사에 대한 열정으로 써내려간 아홉 편의 이야기들은 언어를 잃어버리거나 기억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소통 가능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윤식, “물건 되겠다 싶데”
백수린 첫 소설집 『폴링 인 폴』 출간되다
“작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백수린이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발표한 단편 「폴링 인 폴」을 읽었어요. 물건 되겠다 싶데. 서른 조금 넘은 여자가 주인공인데, 외국인들한테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야. 미국 교포 2세 청년이 그 제자인데, 이 여자가 그 청년의 서툰 한국어 발음이 충청도식이라는 걸 대번에 알아차리지……”(최재봉 기자의 그 작가, 그 공간 ⑧김윤식의 ‘책의 나라’, 한겨레 2012년 1월 13일)
작가의 창작 공간을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인터뷰에 우연히 등장한 한 신인 소설가의 이름 ‘백수린’. 매 계절마다 발표되는 소설들을 빠짐없이 따라 읽으며 꾸준히 월평을 발표해온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이 신인 소설가를 문예지를 통해 다시 한번 언급하게 된다.
“다음 장면이 설사 사실이든 아니든 적어도 방법론상 아름답지 않다면 이는 거짓말. 흡사 ‘물!’이라는 말(세계)을 처음 깨친 헬렌 켈러의 체험에 방불한 것이니까. (……) 비평적 포인트. 다국적 시대의 삶이라면 소설은 이를 선취해야 하는 법. 어학 연수차 파리에 간 이야기인, 이 작가의 신춘문예 당선작 역시 ‘소통’의 문제였던 것.”(『문학사상』 2012년 1월)
한국 현대문학사와 함께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비평가로부터 이와 같은 찬사를 받았을 당시, 백수린은 2011년 경향신문에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이 당선되어 등단한 지 겨우 일 년밖에 되지 않은 신인 소설가였다. 그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소통이 부재하는 현실이라는 의미심장한 주제를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일의 어려움이 무색하도록, 신인답지 않게 시종 일관된 호흡을 유지하며 안정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작가로서의 그 첫 출발을 알렸다. 대개 신인의 등장은 그에게 기대를 거는 이들의 벅찬 마음으로 인해 다소 요란한 수사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기본기가 충실하며 무게중심이 잘 잡혀 있다는 평가만큼 한 신인의 미래를 어떤 의구심도 없이 밝은 마음으로 기대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심사평도 드물다. 우뚝한 등장만으로 한국문학 독자들을 든든하게 만든 신인 소설가는 당선 인터뷰에서 경계에 놓인 이름 없는 존재들에 관심이 많다고 고백하며 그런 존재에 제 이름을 찾아주고 무엇보다 인간에 대해 잘 이야기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그로부터 삼 년 뒤인 2014년, 소설에 대한 믿음과 열정으로 성실하게 쓰여진 아홉 편의 이야기들을 묶은 첫 소설집 『폴링 인 폴』이 마침내 출간된다.
두 편의 등단작,
믿어도 좋을, 아니 믿을 수밖에 없는 소설가
특이하게도 백수린에게는 두 편의 등단작이 존재한다. 2010년 가을 『자음과모음』 에 발표한 작품 「유령이 출몰할 때」와 신춘문예 당선작 「거짓말 연습」이 바로 그것이다. 이 두 편의 소설들로부터 우리는 백수린의 소설적 출발점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게 된다. 열렬한 운동권도 그렇다고 극성맞은 취업권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에 위치하는 젊은 세대의 감수성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작품 「유령이 출몰할 때」. 백수린은 이 소설에 새로운 것들이 범람하는 세계에서 자신의 방식과 삶의 태도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선배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후배의 시선을 등장시킨다. 그 시선의 신중함과 다정함이 인상적인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후배인 내가 선배와 함께 ‘유령’에 맞서 카페 카르페디엠을 온몸으로 껴안는 것이다. 바닥에 엎드려 두 팔을 활짝 편 채로 카페를 껴안은 나의 모습은 앞으로 이 젊은 작가가 거친 세계에서 스스로를 지탱해나갈 윤리적 태도로 보인다.
또한 말들이 너무도 빠르게 넘쳐나 그것의 불확실성과 진실성을 묻는 일이 철지난 일처럼 여겨지는 지금, 그녀는 또다른 등단작 「거짓말 연습」을 통해 소통의 가능성과 그것에의 의지를 근본적으로 묻고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말로 내뱉어지는 순간 마음과 무관하게 진실이 휘발되어버리는 대화의 속성을 섬세하게 그려 보이면서,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을 열어 마음을 건네면서 살아가는 일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이야기의 밑바닥을 이처럼 단단하게 다져나가는 모습은 이야기를 만드는 소설가로서 그녀의 미래를 신뢰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다.
두 편의 소설은 마침내 그녀가 딛고 설 이야기의 땅이 시간의 광풍에 쉽게 무너지거나 휩쓸려 내려갈 성질의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한국말도 사랑에 빠지다, 이렇게 말하는 거라면서요. 영어도 fall in love인데.”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사랑’은 빠져드는(falling in) 것,
폴링 인 백수린
그리고 직물처럼 정교하고도 단단하게 짜인 일곱 편의 이야기들이 있다. 이야기는 대개 등장인물의 언어와 기억에 작지만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중심에 놓고 서사를 전개해나간다. 소설집의 문을 여는 「감자의 실종」은 ‘개’를 ‘감자’로 바꾸어 인식하게 된 여자의 혼란을 다루면서 세계와 관계 맺는 일의 어려움을 드러낸다. 단어가 뒤바뀌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이 백수린식 위트와 섬세한 언어적 감수성을 보여준다. 2012년 『젊은 소설』이라는 단행본으로 묶이면서 독자들에게 백수린을 가장 널리 알리 작품인 「밤의 수족관」은 아이와 함께 톱스타인 남편을 기다리는 여자의 목소리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면서 과연 여자의 기억을 신뢰해도 좋은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로 독자를 이끄는 수작이다. 소설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꽃 피는 밤이 오면」은 일인 시위를 벌이는 여자의 곁을 지나쳐버린 후 말을 잃어버리게 된 남편과 그를 지켜보며 생활을 견뎌나가는 아내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의미를 알기 어려운 남편의 ‘말’을 그대로 문장으로 옮겨놓으면서 백수린은 아내의 고통스럽고 슬픈 마음을 독자에게 전이시키는 데 성공한다.
언어와 기억의 문제는 한 사람의 중심을 뿌리째 뒤흔들어놓고 세상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마치 물살에 끊임없이 흔들리는 식물의 연약한 잔뿌리들처럼 백수린은 인물들의 애처로운 모습을 외면 없이 백지 위에 그려 보인다. 하지만 흔들리면서도 뻗고 딛고자 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을 때, 그 존재는 마침내 탈바꿈되어 수중식물처럼 존재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녀가 보여주는 애처로움과 그 속에서 자라나는 어떤 단단한 힘을 우리는 믿는다. 한국어로도, 또 영어로도, 무언가에 빠져드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이 시작되는 일과 같다. 폴링 인 백수린. 이제, 백수린과 백수린의 첫 소설집에 빠져들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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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실종
“화이트닝엔 감자를 갈아 팩을 하는 게 최고야” “감자를 삶아먹고 볶아먹고 쪄먹고!” 이런 야만적인 인간들, 먹는 것도 모자라 감자로 팩까지 하다니 구역질이 난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나는 ‘감자’를 ‘개’로 인식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자신과 비슷한 증상을 겪는 이들이 또 있을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사랑’을 ‘증오’로, ‘바다’를 ‘우체국’으로…… 그런 식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혼란은 소통 불능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지고, 이제 이 소설을 읽는 당신이 내 마음을 오독할까 두렵다.
자전거 도둑
앞날이 캄캄한 세 청춘의 공동생활기. 우리 셋 모두 지질했고 그렇기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인데 갑자기 안나가 달라졌다. 그녀에게 예쁜 클래식 자전거가 생긴 이후부터다. 나는 변해가는 안나의 사생활을 몰래 훔쳐보면서 틈틈이 그녀의 자전거에 엉덩이를 얹어본다. 그 순간 몸에 퍼지는 비밀스러운 욕망들. 좌절과 체념이 일상화된 삶 속에서 마치 영원히 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나의 마음속에 단단히 도사리고 있었던 욕망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폴링 인 폴
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서른 중반의 싱글. 남에게 의지하는 게 불편해서 오랫동안 혼자만의 삶을 고집해왔다. 그런 내게 재미 교포 폴이 서툰 한국어로 고민을 상담해온다. 어떤 여자애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 그런데 그녀가 일본인이라 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한다는 것. 나에게 다가오는 폴을 나는 사랑하게 됐는데 연애 상담이라니. 나는 폴에게 그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유달리 경계심이 강한 자신이 폴에게 친밀함을 느낀 이유를 알아차린다. 폴의 아버지의 고향이 자신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충청도였다는 것, 그래서 그의 서툰 한국어 속에는 자신이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충청도 사투리의 뉘앙스가 녹아 있었다는 것.
부드럽고 그윽하게 그이가 웃음짓네
베를린에서 유학중인 나에게 연인이 찾아오고 나는 그와 여행을 하며 연애관계를 돌아본다. 한때 나는 사회의식이 투철한 그를 동경하여 연애를 시작했으나 그의 계급의식은 나의 고민을 포괄하기에 편협하고 단순하게 느껴졌다. 나를 반하게 했던 그의 모습은 이곳 베를린에서 어쩐지 왜소하고 초라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자아 성찰과 사랑을 겹쳐놓으면서 나아갈 바를 모색하고 있는 작품.
밤의 수족관
밤에 수족관을 찾은 낯선 여인. 그녀는 자신과 비밀리에 결혼한 톱스타 애인을 기다리고 있다. 캄캄한 밤의 수족관 앞을 거닐 때 그녀에게 달려드는 물고기들. 기억력이 아주 짧다는 그 물고기들 사이를 거닐다가 그녀는 함께 온 자신의 아이가 실종된 것을 깨닫는다. 아이를 찾으러 수족관과 지하철을 오가는 동안 우리는 그녀에게 아이가 없음은 물론, 톱스타 남편 또한 존재하지 않음을 알아차리게 되는데……
까마귀들이 있는 나무
현재의 궁과 과거의 고성(古城)을 배경으로 리의 연애사가 교차된다. 아침 일찍 외국인 관광객들을 기다리며 궁 안을 배회하던 리는 피부색이 짙은 여자와 마주치고 한국말이 서툰 그녀에게 야릇한 우월감과 성욕을 느낀다. 과거 리에게는 아프리카에서 만난 연상의 백인 애인 킴이 있었다. 처음 그들은 킴의 적극적인 리드에 따라 격렬한 사랑을 나누었으나 리의 체류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자신감과 존재감은 희미해져가고 마침내 그들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기고 만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리, 궁 안에서 만난 낯선 여인은 그의 삶을 다시 밝혀줄 수 있을까?
거짓말 연습
속내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운 나, 도망치듯 프랑스로 유학을 왔으나 사람들과 어울리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프랑스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의미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에 없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나는 그러한 연습을 거치면서 삶에서 소통이라고 하는 것 역시 그런 ‘거짓말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유령이 출몰할 때
<카르페디엠>이라는 이름의 카페에서 대학 시절 짝사랑했던 선배가 아직도 커피를 내리고 있다! 고시에 계속 낙방하던 나는 선배를 보러 카페로 찾아간다. ‘유령’이라는 자본주의의 광풍은 대학가를 휩쓸어 모든 풍경이 변해버렸는데 선배는 왜 아직 그곳에 있는 걸까. 그녀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며 나는 문득 추억에 잠긴다. 혁명을 꿈꾸지도 그렇다고 취업을 꿈꾸지도 않았던 세대의 젊은 날을 말이다. 유령이 다가오는지 낡은 문이 삐걱대는 소리가 들려오고 나는 선배와 그 초라한 카페를 지켜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꽃 피는 밤이 오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말을 잃어버린 남편, 말을 잃어갈수록 그의 얼굴 또한 희미해져가고 그라는 존재의 사라짐을 지켜보는 나의 심정은 참담하다. 꽃 피는 밤이 오면 훠궈에 간다는 남편의 말, 훠궈는 무엇일까? 나는 음절과 음절이 분해되어 가득 들어찬 언어의 물속을 힘겹게 헤엄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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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한 이래 꼭 삼 년이 지났다. 글쓰기는 내게 언제나 나의 어둠을 견디는 방편이었을 뿐이므로 지난 삼 년간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내 글을 소설이라 명명할 수 있는지, 만약 이것이 소설이라면 나와 내 소설이 어딘가로 나아가고 있기는 한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 괴로웠다. 그러나 내가 만약 매사에 확신에 차 있는 사람이었더라면, 그래서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참인지 거짓인지 확고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더라면 나는 결코 소설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 와 깨닫는다. 머뭇거리면서, 주저하며 나아가는 날들 중 언젠가 내 글에도 아름다움이 깃들기를. 그리하여 언젠가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닿을 수 있기를. _‘작가의 말’ 중에서
백수린은 지금껏 보여준 모습으로 보자면, 자기만의 특이한 세계를 향해 집중하고 달음질치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안정적인 보조와 감각으로 자기 세계를 부풀려가는 정통적인 스타일의 작가에 가까워 보인다. 피라미드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넓은 땅이 있어야 하고, 독창성이라는 미덕도 충실한 기본기의 축적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음을 우리는 왕왕 잊어버리곤 한다. 그 도야의 시간들을 어떻게 버텨내는지가 문제일 터인데, 백수린이 이 소설집에서 보여주고 있는 서사를 향한 열정이라면 그것을 위한 밑불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능성의 일단을 확인시켜준 것만으로도 한국문학의 독자에게 백수린의 등장은 기쁜 일이거니와, 신예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릴 때 그런 기대가 함께 있음을 그 역시 잊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_서영채(문학평론가,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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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 작품 발표 지면
감자의 실종 ‥‥‥‥‥‥‥‥‥‥‥ 현대문학, 2011 4월
자전거 도둑 ‥‥‥‥‥‥‥‥‥‥‥ 문장 웹진, 2011 8월
폴링 인 폴 ‥‥‥‥‥‥‥‥‥‥‥ 창작과비평, 2011 겨울
부드럽고 그윽하게 그이가 웃음짓네 ‥‥‥‥‥‥ 문학들, 2012 여름
밤의 수족관 ‥‥‥‥‥‥‥‥‥‥‥ 문학동네, 2011 겨울
까마귀들이 있는 나무 ‥‥‥‥‥‥‥‥‥‥‥ 21세기문학, 2013 겨울
거짓말 연습 ‥‥‥‥‥‥‥‥‥‥‥ 2011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유령이 출몰할 때 ‥‥‥‥‥‥‥‥‥‥‥ 자음과모음, 2010 가을(발표 당시 제목은 ‘그곳에 유령이 출몰했다’)
꽃 피는 밤이 오면 ‥‥‥‥‥‥‥‥‥‥‥ 문장 웹진, 2013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