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이탈리아 그랜드 투어

이탈리아 그랜드 투어

저자
오카다 아츠시
출판사
이다미디어
출판일
2014-04-23
등록일
2015-01-27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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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랜드투어가 유럽의 역사를 바꾸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랜드투어’는 원래 영국의 귀족과 상류층이 자신의 후계자가 될 자식들을 교육시키는 과정 중에 마무리 단계로 보냈던 이탈리아 여행이었다. 물론 젊은이들만 떠난 여행은 아니었고, 대개 철학자나 작가들이 가정교사로 동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학문과 예술의 소양을 기르기 위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이탈리아 곳곳을 다니며 고대 로마의 유적지와 르네상스를 꽃피운 도시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현장학습이었다.

영국에서 시작된 이 이탈리아 여행은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크게 붐을 이루었다. 그리고 볼테르, 몽테스키외, 스탕달, 괴테 등 당시 유럽 계몽주의의 대스타들까지 동참하면서 유행병처럼 유럽 전체로 퍼져나갔다. 결국 영국 상류층 자제의 ‘수학여행’이 유럽의 문화지도와 역사를 바꾸는 기폭제 역할을 한 셈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17~18세기 이탈리아 문화, 예술, 풍속, 역사를 이탈리아의 입장에서 해설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그랜드투어에 나섰던 유명 지식인과 예술가의 기록을 재구성해 이탈리아의 문화와 예술이 어떻게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었는지를 다각도로 보여준다.





그랜드투어를 통해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 문명의 동질성을 자각



왜 유럽인들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탈리아로 그랜드투어를 떠났을까? 그들은 이탈리아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사람을 만났으며, 무엇을 가지고 귀국길에 올랐는가?



18세기 유럽은 인간의 이성을 중시하는 계몽주의 사조가 휩쓸고 있었고, 우연하게도 이탈리아에서는 폼페이를 비롯한 고대 로마 유적의 발굴 시기와 겹치게 되었다.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려고 하는 계몽정신과 폼페이 유적의 발굴도 유럽의 지식인과 예술가들을 이탈리아로 몰려가게 하는 하나의 충동으로 작용했다.



이 책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괴테도 이탈리아를 다녀온 뒤 유명한 《이탈이아 기행》을 출간했고, 스탕달과 안데르센도 자신의 경험을 작품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18세기를 살았던 작가와 지식인들 가운데 이탈리아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였다. 특히 유럽 북부의 화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에게 이탈리아의 기후와 풍습, 문화 등은 예술 창작의 원천이자 이상향이었다.



이 책은 이탈리아라는 용광로 속으로 흘러들어온 이질적인 요소들이 전혀 새로운 것들을 발효시켜 다시 유럽의 여러 나라로 전파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랜드투어를 통해 유럽인들이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 문명의 동질성을 자각하게 되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그리스에서 출발한 로마 문명이 결국 유럽 문명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뿌리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의 확인인 셈이다.





그들은 이탈리아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것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가?



영국에서 시작된 그랜드투어는 유럽인이 동일 의식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고, 또 유럽을 하나의 문명권으로 통합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18세기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일어난 인적 교류와 대이동은 유럽의 역사와 문명의 지도를 바꾸는 역동적인 힘으로 작용했다.



이 책은 당시 예술가와 지식인의 여행 기록과 시각적인 자료를 재구성해 이탈리아에서 이루어진 그랜드투어의 실상을 보여준다. 여러 여행지와 각지의 살롱에서 그들이 주관한 문화, 예술, 사상 등 다양한 분야의 토론과 인적 교류의 실상도 엿볼 수 있다. 이들이 이탈리아에 와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경험했으며, 또 무엇을 여행 선물로 가져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1장 사람을 만나다



그랜드투어 당시의 영국인과 프랑스인들은 이탈리아와 이탈리아인을 구별하는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었다.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가 남긴 찬란한 문명, 풍요로운 자연과 온화한 기후는 동경하지만, 비참한 삶을 꾸려가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경멸하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당시 세계의 주역으로 떠오른 영국인은 자기들이야말로 고대 로마 문명의 구원자이자 참된 계승자가 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영국의 해밀턴 경이 나폴리에 열었던 살롱이 여행객들에게 가장 명성이 높았다. 이 호화로운 살롱은 괴테, 미술사가 빙켈만, 화가 필립 하케르트 등 당대의 명사들이 단골로 드나들며 새로운 학문과 예술을 소개하고 확산시키는 용광로 역할을 했다. 그리고 살롱 중심으로 활동한 이탈리아의 여류 명사들과 작가들의 활약상도 다루고 있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유행하는 풍습으로 유럽인의 눈길을 끌었던 치치스베오와 카스트라토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그리고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벌어지는 성의 향락과 도덕의 타락은 여행객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유혹이었음을 설명한다.



2장 자연을 만나다



이탈리아로 들어가는 여행객들이 제일 먼저 마주하는 것은 바로 웅장한 알프스의 연봉들이다. 자연의 스펙터클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그린 로사의 풍경화는 영국의 컬렉터와 딜레탕트들이 손에 넣으려고 안달을 할 정도였다. 로사의 픽처레스크한 풍경화는 유럽인에게 이탈리아 여행을 자극하는 동시에 이탈리아 자연에 대한 환타지를 심어주었다. 이탈리아의 남쪽으로 내려오면 반도를 종단하는 아펜니노 산맥이 있고, 이 가운데 특히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폭포가 나온다. 로마에 도착하기 직전에 나르미 마을에서 보는 거대한 마르모레 폭포는 많은 여행객의 찬사를 불러일으켰다. 그곳은 영화 〈나니아 연대기〉의 촬영 장소가 될 만큼 옛날부터 유명했다. 괴테는 《이탈리아 기행》을 통해 이 폭포에서 신고전주의의 미학의 핵심이 되는 숭고미를 눈으로 재확인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3장 유적을 만나다



18세기 이탈리아 각지에서 폼페이를 비롯한 각종 고대 유적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베수비오 화산의 분화로 폼페이와 함께 땅속에 묻힌 헤르쿨라네움, 이탈리아 남부의 파에스툼, 시칠리아 섬의 산 위에 세워진 그리스 신전의 유적인 아그리젠토 등이 모두 이때에 발견됐다. 그랜드투어는 이러한 고대 그리스 로마의 유적과 유물에 대한 재인식을 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18세기 유럽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책에는 근대적 시각의 미술사가 그랜드투어에서 발화한 것으로 소개한다. 이탈리아 여행에 나선 근대 미술사의 아버지 빙켈만은 당시 로마에서 출토된 고대 조각인 〈벨베데르의 토르소〉의 균형미와 완벽한 조화에 크게 감명받았는데, 이때의 경험이 나중에 명저 《고대 예술사》의 집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18세기 후반에 와서는 나폴리 남쪽으로 내려가 시칠리아도 그랜드투어의 여정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이때 시칠리아 여행의 목적은 호메로스로 상징되는 고대 그리스 세계로 향한 여행이나 마찬가지였다. 유럽 여행객들에게 당시 터키의 지배 아래에 있었던 그리스는 갈 수 없는 먼 나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4장 예술을 만나다



이탈리아는 지금도 여전히 세계의 박물관이자 미술관이다. 미술품이 당시의 모습 그대로 궁전이나 교회에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 바로 이탈리아의 매력이다. 그랜드투어 당시에는 르네상스 시대에 활약한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거장들의 작품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랜드투어 시대에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은 바로 자신의 초상화와 이탈리아 유적을 그린 풍경화였다. 20대부터 로마에서 활동한 피렌체 출신의 화가 폼페오 바토니는 당시 영국인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대접을 받았다. 바토니가 그린 초상화의 모델은 대부분 영국의 명문 귀족 출신이었다. 이들은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면 대개 집안의 작위를 계승해 정계로 진출했기 때문에 초상화도 자기과시의 목적을 충족하기 위한 장식품으로 활용되었다. 폼페오 바토니가 초상화로 인기를 끌었다면 화가 조반니 파올로 판니니는 로마의 유적을 그린 풍경화로 명성을 떨쳤다. 이탈리아어로 ‘베두타’로 불린 풍경화는 요즘의 여행 엽서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시 여행 선물로도 인기가 높았다. 로마의 풍경화를 500점 이상 남긴 판니니의 그림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유적은 콜로세움과 판테온이다. 이들 유적은 그랜드투어 여행객들에 의해 유럽인들에게 로마를 상징하는 유적으로 각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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