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강추!!!>‘변호인’ 열풍은 잠들지 않았다!
누적 관객 수 1100만 돌파,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변호인>이 소설로 출간되었다. 소설은 다섯 차례의 공판을 거치며 속물에 가까웠던 세무 전문 변호사에서 진정한 인권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부당한 공권력에 정면으로 맞선 인권 변호사의 고군분투기, 그 과정에서 묻어나는 웃음과 감동은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소설은 1980년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졸이라는 세상의 멸시, 자기 열등감 속에서 부동산 등기 업무, 세무 업무와 같이 '돈이 될 만한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맡았던 주인공 송우석. 그는 비록 가방끈은 짧지만 처세에 능한 인물이다. 그런 우석을 옆에서 돕는 넉살 좋은 사무관 동호와 함께 우석의 일상은 책 전반에 걸쳐 소소한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은인과 같은 국밥집 주인 아주머니 순애의 아들 진우가 시국사건에 휘말려 잡혀가게 되는데 우석은 이 과정에서 부당한 공권력이 한 개인의 존재를 짓밟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진우의 변호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돈밖에 모르던 속물 변호사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진정한 인권 변호사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일상은
누군가의 치열하고 특별한 투쟁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다른 생각들이 억압받는 사회, 자기 목소리를 내면 구석으로 몰리는 사회.
겉으로 보이는 자유의 이면에 짓눌리고 세뇌당한 채 끌려 다니는 국민들이 어렵사리 숨 쉬는 사회.
1980년대가 아니라 바로 2014년 오늘을 사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단지 ‘안녕’하냐는 물음에 수십만의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오는 이때, ‘변호인’의 열풍은 재미있는 영화에 대한 쏠림 현상이 아닌 국민들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열망의 표현이다.
더욱 진중하게, 더욱 섬세하게 표현한 소설의 힘은 영화와는 또 다른 감동을 줄 것이며, 아직 완전히 채우지 못한 그리움의 갈증을 해갈해 준다.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그 사건은 바로 1981년에 일어났던 ‘부림사건’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기는 하나 권력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던 개인의 희생과 아픔을 묵과할 수는 없기에 이에 대한 복기는 우리에게 주어진 필수적인 과업일 것이다. 소설은 역사책이나 영상자료 속에서나 접해 봤을 법한 역사의 한 장면을 실제로 목격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마련해줌으로써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 시대를 겪었을 세대에게는 지난날에 대한 반성과 교훈을,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는 부모 세대의 아픈 역사를 간접 체험함과 동시에 역사를 되짚어보며 현재와 미래의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더불어 '살아있는 계란이 죽은 바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이루어낸 우리의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끔 해준다.
2014년, 영화 그 이상의 감동이 소설로 찾아온다!
소설은 영화 속 명대사들을 활자로 생생하게 다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영화에서는 인물의 대사와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사건을 전개하고 있지만 소설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당대의 시대상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부분이 등장하여 이해도를 높여준다. '박카스', 'ABC포마드'와 같이 80년대를 대표했던 상품들, 부산 돼지국밥의 유래, 1981년 일어난 부마항쟁, 전두환 정권의 3S정책 등에 대한 설명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기를 보다 자세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등장인물들과 관련된 추가 에피소드들은 배우들의 연기를 대신할 섬세한 내면 심리 묘사를 담고 있다. '불온서적'으로 규정된 책들의 구절을 인용한 대목은 불의한 시대에 맞선 사람들이 주창했던 가치들이 어떠한 것인지를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영화에서 미처 전달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담아낸 이 소설은 영화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