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사서
책에 대한 사랑으로 중증 투렛 증후군을
극복해나가는 한 행복한 사서의 감동 스토리!
힘겨운 노력으로 투렛 증후군을 극복하고
미국 솔트레이크 시립 도서관의 사서가 된 사나이의 회고담
책에 넋을 빼앗겨버린 이상하고 재미있는 아이, 조쉬 해나가니는 유타 주에서 몰몬교 신자인 부모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피어스 앤서니의 요술나라인 잔스로 도피할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스티븐 킹의 《애완동물 공동묘지》로 스스로를 기겁하게 만들었고 E. B. 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에 나오는 펀과 열렬한 사랑에 빠졌다.
또래보다 키가 훌쩍 큰 조쉬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학예회 연극에서 나무 역할을 맡았는데 연극 공연 도중 갑자기 통제할 수 없이 씰룩거리기 시작한다. 결국 여러 해 뒤에 그것은 투렛 증후군으로 밝혀진다.
조쉬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틱은 더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악화된다. 거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조쉬는 해볼 수 있는 치료법은 다 시도해본다. 나중에 감옥에 간 척추 지압사에게 지압 치료도 받아보았고, 정신병 약을 투약한 결과 늘 멍한 상태에서 헤매기도 한다. 또 성대를 마비시키기 위해 보톡스 치료도 받았는데 그로 인해 2년 동안이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지내야 했다. 하지만 결과는 다 실패로 돌아갔다.
틱이 악화됨에 따라 피해 목록도 점점 늘어났다. 여자 친구와의 관계, 모르몬 선교 활동, 등록과 취소를 반복한 기나긴 대학 과정, 수없이 전전한 직장, 자존감, 또 서서히 그러나 가차 없이 진행된 종교에 대한 갈등.
그러다가 틱에서 가장 오랫동안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역도임이 드러났다. 조쉬는 역도 체육관에서는 틱을 ‘목을 졸라’ 굴복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조쉬는 전직 공군 하사관이자 이라크에서 감옥 경비대를 지낸 특이한 자폐증 환자인 아담의 지도 아래 단순히 아령과 역기를 드는 일을 뛰어넘어 점차 정교한 위업(프라이팬을 돌돌 말거나 대못을 구부리는 것 같은)을 달성하는 일로 나아간다. 결국 취미로 시작한 일이 그의 전반적인 생활 방식이 되는데 그것은 그의 장애를 감당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이기도 했다.
2미터에 가까운 키에 말 그대로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는 조쉬는 분명 많은 이가 생각하는 평균적인 사서의 모습은 아니다. 그는 대망을 품은 장사(壯士)고 책을 좋아하는 괴짜이며 투렛 증후군으로 씰룩거리는 친구이자 가정에 헌신적인 남자요, 전화번호부를 찢어버린 사람이다. 두툼한 안경에 어울리지 않게 삐쩍 마른 꺽다리. 재미있고 엉뚱하고 유별난 《세계 최강 사서》는 이 희한하고 요상한 영웅의 삶을 따라가면서 그가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려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흔들리는 믿음 가운데에서 방향을 찾아 헤매고 사랑하는 사람을 얻으면서 마침내 가치 있는 삶을 이룩해내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더 건강해지고, 더 현명해지며, 매일이 더 나아지도록 살아라
투렛 증후군이란 아무런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 목, 어깨, 몸통 등을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목에서 이상한 음성을 내는 것으로, 근육 틱과 음성 틱을 동반하며 다음과 같은 행동들을 포함한다. 눈 깜박거리기, 얼굴 찡그리기, 머리 흔들기, 입 내밀기, 어깨 들썩이기, 자신을 때리기, 제자리에서 뛰어오르기, 다른 사람이나 물건을 만지기, 물건 던지기, 손 냄새 맡기, 남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기, 자신의 성기 부위 만지기, 외설적인 행동하기, 킁킁거리기, 가래 뱉는 소리 내기, 기침 소리 내기, 빠는 소리 내기, 쉬 소리 내기, 침 뱉는 소리 내기, 사회적인 상황과 관계없는 단어를 말하기, 욕설 뱉기, 남의 말을 따라 하기 등.
이처럼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으면 사회적 ? 직업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애로 사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투렛 증후군의 정도는 증후군을 지니고 있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조쉬의 경우에는 자신을 상처가 날 정도까지 때리는 중증이었다. 쉴 새 없이 소리를 내고 의미 없는 움직임을 멈출 수 없었던 그가 조용하고 차분하게 행동해야 하는 도서관 사서가 되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로 볼 수도 있다. 조쉬는 자신의 장애가 조금은 통용될 수도 있는 다른 직업을 찾을 수도 있었지만, 투렛 증후군에 정면도전해야만 하는 도서관 사서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도전에서 이겼고, 마침내 세계에서 가장 힘센 사서가 되었다. 조쉬가 이렇게 투렛 증후군을 극복하고 행복한 사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책에 대한 그의 열정, 부모의 신심 어린 보살핌, 그에 대한 가정의 굳은 믿음 등이 있었다.
솔트레이크 시립 도서관 내부 모습
조쉬의 삶의 철학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마음과 건강을 보살펴라.”, “가족을 보살피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확실히 알라.”,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도와라.”, “가능한 한 자주 웃어라.”, “질문을 많이 하라.”, “재미없는 것은 믿지 마라.”, “마크 트웨인보다 인간의 본성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든 상황은 개선될 수 있다.” 조쉬는 이런 자신의 철학이 엄청나게 심오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한다. 어쩌면 조쉬처럼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웃음을 잃지 않으며 단점을 안고 있는 자신을 행운아라 생각하는 것이 행복을 얻는 가장 쉬운 비결이 아닌가 한다. 한마디로 조쉬는 우리에게 ‘그냥 어떤 한 남자’이면서도 그런 까닭에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남자’이다.
“가능한 한 자주 웃어라”라는 철학대로 《세계 최강 사서》는 조쉬의 유쾌한 입담과 재치 있는 말투로 가득 차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투렛 증후군을 이겨내려는 그의 노력이 참으로 안쓰럽게 느껴졌을 테지만, 이 책에서는 웃음과 낙천적인 목소리 속에서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한 행복한 사내가 그려진다. 사서라는 그의 직업답게 최초의 도서 분류법인 듀이십진분류법을 목차에 적용한 것에서부터 책을 전반적으로 이끌어가는 소소한 재미의 맛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