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뛰어넘기
프랑스 젊은이들의 대변인, 로맹 모네리가 《상어 뛰어넘기》로 돌아왔다! 바닥을 치는 솔직함, 특유의 블랙 유머, 그만의 시선 속 시원한 연애 이야기 속에 감춰진 감정과 관계의 욕망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귀찮아!” 《낮잠형 인간》을 뛰어넘는 《상어 뛰어넘기》 속 시원한 연애 이야기 속에 감춰진 감정과 관계의 욕망 프랑스 청춘의 사회적 문제를 신랄하게 담아낸 첫 장편소설 《낮잠형 인간》으로 프랑스 문단과 독자에게 주목받은 로맹 모네리. 그가 신랄한 연애사를 담은 《상어 뛰어넘기》로 돌아왔다. 그의 첫 장편소설은 프랑스 젊은이들과 공감대를 이루며 신인 작가의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또한 프랑스 대중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아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 블로그 등 SNS 활동을 활발히 하며 저자 스스로 자신을 대중문화에 길들여진 세대라고 칭했다. 그가 말하는 세대의 인간관계는 인터넷으로 이성을 만나고 소통하는 SNS 시대이다. 로맹 모네리는 이들을 대변하듯 두 번째 장편소설인 《상어 뛰어넘기》에서 SNS 시대의 연애 방식을 신랄하게 묘사했다. 로맹 모네리의 첫 번째 작품이 사회와 한 개인의 문제를 담아냈다면 이번엔 사회 안에서 ‘우리’, 즉 관계의 모습을 낱낱이 해부한 것이다. 현 세대의 합리적(?) 연애 방식을 고발하듯 내놓은 이 작품은 첫 작품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끌며 영화 제작 진행 중이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귀찮아!” 인간의 모든 표정을 담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 “있잖아, 날 사랑한다고 말해. 거짓말이라 해도. 난 로맨스가 필요해.” 그 무엇보다 연애가 필요한 ‘멜린’ “거절하는 법이 없지, 그래서 정말 좋아. 구속하는 법도 없지, 작고 뚱뚱하고 못생긴 소녀들은.” 자신만 사랑하는 이기적 남자 ‘지기’ 이 책의 남녀 주인공인 지기와 멜린은 인터넷 만남 사이트에서 알게 된 사이다. 멜린은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듯 지기를 골라 만났고 지기는 그런 멜린에게 몇 가지 조건을 달아 만남을 지속하자고 제안한다. 이들의 계약 연애는 지금껏 나왔던 로맨스 소설 속 계약과는 달리 이기적인 연애의 면모를 철저히 보여준다. 멜린을 사랑하는 파브리스나, 멜린에게 연애 코치를 하는 노에미, 매일매일 남편 흉을 보는 마틸다 등 이곳에 등장하는 이들은 연애를 조언하는 입장이든, 조언 받는 입장이든 모두 연애에 기형적이다. 등장인물들은 더 나은 결말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지만 사건은 점점 점입가경. 그야말로 ‘점프 더 샤크(jump the shark)’다. 하지만 로맹 모네리는 이들의 연애를 마냥 손가락질할 수 없게 만든다. 로맹 모네리 특유의 솔직하고 냉소적인 어조 밑에는 우리 자신의 욕망과 허세, 그리고 이기심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연애 앞에서 어떤 계산도 할 줄 모르는 멜린, 철저하게 이기적인 지기. 연애의 수렁 속에서 그들은 서로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선택을 향해 달려간다. 과연 그들은 관계의 합리적 지점을 찾을 수 있을까?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듯 시작한 연애 감정포기세대, 연애의 타협점은? “커플은 작은 회사가 되고 말았다. 최대 이윤을 낼 수 있도록 운영했다. 경력 관리부터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필요하면 다시 사기를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세미나까지 열었다. ....중략... 그렇다면 대체 행복은 어디에 있는 걸까? 사람들은 행복보다 안락을 선호했다.” 대졸, 연봉 2500 이상, 정규직. 어느 인터넷 기사에서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연애의 3조건이다. 하지만 이제 비단 우스갯소리로만 치부할 수 없게 되었다. 빠듯한 사회생활에 밀려 실제로 연애를 사치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났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이른바 3포세대란 말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럼에도 ‘연애’라는 형태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들은 ‘합리적 연애’를 찾기 시작했다. 감정포기자와 같은 그들은 자신이 좀 더 편해지기 위한 연애, 감정이 소모되지 않는 연애를 선호한다. 그들의 사랑 방식은 기괴하다. 애정보다 형태에 집착한 연애는 자신의 자존심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진행되기 마련이고, 연애의 형태가 깨지게 되면 사랑을 잃어서 슬퍼하기보다 자신이 먼저 버림받았다는 현실에 더 힘들어 한다. 사람들이 안락함을 추구하면서 감정의 영역은 비좁아졌다. 비록 자신이 원하던 사랑이란 감정을 놓친다 해도, 자신이 편하면 뒤돌아봤을 때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타협점을 찾기 시작했다. 이러한 세태에 대해 로맹 모네리는 어떠한 의견도 주장하지 않는다. 그저 《상어 뛰어넘기》에서 넌지시 이런 말을 던진다. “의심이 판을 치는 세태 속에서는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이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사람의 자리를 로봇이나 섹스토이, 아니면 그보다 더한 무언가가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프랑스 젊은이들의 대변인, 로맹 모네리 바닥을 치는 솔직함, 특유의 블랙 유머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질문 《상어 뛰어넘기》는 신랄한 연애 이야기를 통해 프랑스 젊은이들의 세태를 날카롭게 통찰해 내면서도 한층 더 세련된 묘사 방식으로 무장했다. 문단과 독자를 사로잡은 이 작품을 통해 그는 프랑스 젊은이들의 대변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어떠한 심오한 주제도, 어떠한 심각한 상황도 로맹 모네리 특유의 문체를 거치면 별것 아닌 듯한 블랙 유머로 탈바꿈한다는 점은 프랑스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이유이자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상어 뛰어넘기》는 단순한 연애소설처럼 보이지만 SNS 사회에 젖어 있는 사람들의 관계와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SNS 속에서의 나와 너, 인간은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연애는 과연 누구와 하고 있는지, 우리가 꿈꾸는 연애에서 정작 빠진 것은 무엇인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또한 ‘자유를 부르짖는’ 프랑스의 젊은이들도 남녀 사이의 관계, 사랑에 관해서는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공감과 위안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