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의 세계일주, 이 세상 모든 나라를 여행하다
이 세상에 안 가본 나라가 없는 괴짜 (이제는) 노인의 파란만장 모험담.
진짜 세계일주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 각 문화에 대한 존경과 함께 거리낌 없는 독설을 내뱉는 노인이 가슴 푸근하고 또한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노인이 안 가본 나라는 없다
세계일주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러면 과연 세계일주의 기준은 무엇일까? 적도를 기준으로 횡으로 한바퀴를 돌면 세계일주라고 해야 할까? 북극점(혹은 남극점)에서 한 바퀴를 빙그르르 돌면 그것도 세계일주라고 해야 할까?
패기 넘치는 모험가이자 이 책 <50년간의 세계일주>의 저자 앨버트 포델은 세계일주의 기준을 이 세상 모든 나라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나라란 무엇인가’란 질문이 따라온다. 인구수, 넓이? 저자는 어떤 기준도 완벽하지 않다고 보았고, UN에 가입한 193국가와 국가로 널리 인정받는 대만, 바티칸 시티, 코소보를 포함했다(실제 저자가 방문한 나라는 200국가가 넘었으나 저자가 여행하는 동안 나라가 ‘사라졌다’). 그래서 장장 50년에 걸쳐 이 세상에 나라로서 존재하는 모든(!) 나라를 방문했다.
이 책은 청년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노인이 된 저자 앨버트 포델이 자신의 파란만장한 여행과 모험을 특유의 유머로 담아낸 걸작이다. 오죽하면 여행가라면 누구나 알 만한 여행서인 ‘론리 플레닛’의 창립자가 이 책을 “몬티 파이손이 제작하고, 우디 알렌이 감독한 크로커다일 던디 같다”고 했을까? 유머와 감성 그리고 모험이 잘 버무려져 있다는 뜻일 것이다.
여행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진정한 여행을 한 사람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가치 있다. 하물며 수십 년 동안, 세계 모든(!) 나라를 여행한 사람의 이야기는 더욱 들을 만할 것이다. 왜냐하면 여행은 사람을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기에는 조금 가난했기에 여행에 관심이 없었던 가정에서 자란 저자는 캐나다에서 군생활을 하며 처음으로 해외를 경험한다. 그러다가 <플레이보이>와 여러 아웃도어 잡지 편집자로 생활하며 다른 사람들을 세계로 내보내는 일을 하다가, 여행의 참맛을 느끼고 뒤늦게 여행이라는 세계에 뛰어든다.
처음에 저자에게 여행은 패기였다. 자동차를 타고 적도를 한 바퀴 도는 ‘횡단기록탐험대’의 일원으로 시작한 여행 이야기는 젊음과 황당함, 낭만이 넘친다. 알제리의 지뢰밭 위에서 캠핑을 하기도 하고, 사하라 사막을 통과하다가 베두인의 사냥을 돕기도 한다.
이제 나이를 먹고, 편하게 여행할 만한 나라를 모두 여행한 후에는 그의 시선은 세계와 인간을 향한다. 왜 어떤 세상은 사라지고 있는지, 인간의 욕심이 남긴 것은 무엇인지, 왜 어떤 나라는 가난한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그들에게 공감하려 한다.
50년 동안 저자가 어떻게 성장하고, 나이를 먹어가는지를 보는 것도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