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의 힘
“불안·좌절·역경은 삶의 에너지다!”
스탠퍼드대학교 학생 평가 1위 강의
팍팍한 일상에서 찾아낸 스마트한 스트레스 사용법
스트레스에 대한 기존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책이 나왔다. 실용과학 분야의 차세대 심리학자로 평가받는 켈리 맥고니걸 박사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진행한 강의 ‘새로운 스트레스 과학(New Science of Stress)’을 기반으로, 긴장과 압박이 어떻게 삶의 에너지가 되는지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책이다. 저자의 이 강의는 스탠퍼드대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수업으로 꼽히면서 학생 평가 1위 강의에 선정된 바 있다. 이후 TED 초청으로 진행한 공개 강연 ‘스트레스와 친구가 되는 법(How to make stress your friend)’ 역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현재까지 전세계 1,000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 맥고니걸 박사는 “스트레스는 독이 아니라 오히려 약”이라고 강조하면서 간단한 사고방식 전환만으로 완전히 다른 결과를 이끌어내는 인간의 뇌에 주목한다. 근거가 없거나 희박한 주장은 모두 배제하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결과만을 내세워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인간의 삶에 실제로 유용한 과학을 표방하는 실용과학 전문가답게,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상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을 스마트하게 긍정의 촉매로 이용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실용적인 책이다.
결코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완벽한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
“스트레스는 독이 아니라 약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옥시토신은 왜 ‘포옹 호르몬’이라고 불릴까?
과거의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행복지수’가 더 높은 까닭은?
에베레스트 원정대는 최악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불타는 정복의지’로 바꿀까?
승리에 대한 압박감이 심할수록 ‘더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은 “아, 스트레스 받아!”가 아닐까. 그만큼 스트레스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다. 스트레스를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 우리도 그렇게 느낀다. 스트레스 받을 때 기분 좋은 감정이 생기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런데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걸 박사는 최근 출간한 『스트레스의 힘』(21세기북스)에서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친다. “스트레스는 해롭기만 한 독이 아니라 이로운 약”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스트레스는 뭔가 압도하고 억누르는 듯한 불안과 위협의 감정을 말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해지거나 호흡과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근육이 경직된다. 전형적인 ‘스트레스 반응’인데, 불안감에 의한 신체 변화 또는 압박에 대처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신체 신호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맥고니걸 박사는 이런 스트레스 반응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우리를 돕고자 작동하는 자연스러운 신체 작용”이라고 주장한다.
―스트레스는 독이 아니라 ‘약’
스트레스를 받으면 간은 연료를 만들기 위해 지방과 당을 혈류로 보내고, 심장에 더 많은 산소가 공급될 수 있도록 호흡이 깊어지며,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산소와 지방과 당을 근육과 뇌로 전달한다. 이때 소화 기능을 비롯한 다른 일상적인 신체 기능은 느려지거나 정지한다. 우리 몸은 이렇게 에너지 비축량을 늘리고 면역체계를 끌어올림으로써 전투태세에 돌입하며, 이런 변화는 모두 어려움에 맞서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소위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알려진 ‘코르티솔(cortisol)’과 ‘아드레날린(adrenaline)’이 분비되는 이유도 뇌와 근육이 그 에너지를 흡수해 당면한 위험에 맞서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무작정 좋다는 뜻은 아니다. 스트레스 반응이 만성이 되면 고혈압, 당뇨, 소화불량, 성욕감퇴, 비만 등 우리 몸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될 때 신체는 급격히 무너진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산다. 스트레스 없는 인생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스트레스를 더 키운다는 데 있다. 주범은 다름 아닌 “스트레스는 몸에 해롭다”는 믿음이다. 스트레스가 해로운 게 아니라 “스트레스는 해롭다”는 믿음이 우리 몸에 해롭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스트레스는 몸에 해롭지 않고 오히려 이롭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약이 된다. 맥고니걸 박사는 “스트레스를 유익한 반응이라고 믿는 순간 스트레스 호르몬의 과다 분비가 억제되고 혈관이 이완되는 등 몸 상태도 긍정적으로 바뀐다”고 말한다. 심지어 “삶을 더 유쾌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연구 및 실험 결과를 들어 사실임을 입증하고 있다.
―죽음에 이르는 ‘스트레스는 해롭다’는 믿음
우선 맥고니걸 박사는 1998년부터 8년 동안 진행된 종단 연구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미국 성인 남녀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해 동안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그리고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지”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그들을 8년 동안 추적했다. 그랬더니 스트레스 수치가 높은 사람들의 사망 위험률이 43% 증가해 있었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전이 있다. 스트레스가 해롭다고 ‘믿은’ 사람들만 이 사망 위험률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스트레스 수치는 무척 높았지만 스트레스가 해롭다고 ‘믿지 않은’ 사람들은 사망 위험률이 높아지기는커녕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보다 낮아져 있었다.
이는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스트레스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것이 스트레스는 해롭다는 ‘믿음’과 결합할 때 일어나는 무엇임을 말해준다. 실제로 이 연구는 같은 기간 동안 사망한 18만 2,000명의 사망 원인도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친다는 ‘믿음’이었음을 발견했다. 8년 동안 18만 2,000명이므로 매년 약 2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 ‘믿음’ 때문에 죽었으며, 이 수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발표한 HIV/AIDS 및 피부암 사망자 수보다 많은 것이다.
이 연구 결과에 커다란 충격을 받은 맥고니걸 박사는 과연 스트레스가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코자 스탠퍼드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10년 동안 연구를 수행했고 마침내 확신에 이르게 된다. 결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놀라웠다.
―행복으로 이끄는 ‘새로운 스트레스 과학’
스트레스가 해롭다는 학계의 기존 입장인 ‘스트레스 과학’에 반기를 들고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토대로 완성한 맥고니걸 박사의 ‘새로운 스트레스 과학’은 인간이 진화를 통해 획득한 생체 매커니즘의 재발견이기도 하다. 특히 ‘옥시토신(oxytocin)’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신경 전달 물질인 옥시토신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으로 분류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사랑의 분자’와 ‘포옹 호르몬’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연인과 사랑을 나누고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때 옥시토신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옥시토신 호르몬은 스트레스를 제대로 수용하게 해주고 공감 능력을 높여주며 타인과의 바람직한 관계 형성을 도와준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주로 나타나는 ‘투쟁-도피 반응(fight-flight response)’을 ‘배려-친교 반응(tend-befriend response)’으로 전환시켜주는 것이 바로 옥시토신이다.
34세~93세의 성인 남녀 1,000명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이나 경제적 붕괴와 같은 스트레스 요인은 사망 위험률을 30% 증가시켰다. 그러나 똑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 데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사망 위험률이 전혀 높아지지 않았다. 인간관계가 큰 회복력을 이끌어낸 것이다.
맥고니걸 박사는 “삶을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지만 그 해로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핵심에 공감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옥시토신이 스트레스를 제대로 수용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한다. 옥시토신은 사회적 접촉에 의해 촉진되고 우리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누군가를 돕고자 손을 내밀 때 분비된다.
―일상에서 찾아낸 ‘스마트한 스트레스 사용법’
이 책에서 맥고니걸 박사는 인간의 삶에 실제로 유용한 과학을 표방하는 실용과학 분야의 전문가답게 단순히 스트레스에 대한 새로운 관점 소개에 그치지 않고 스트레스를 스마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매뉴얼도 제공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제대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므로 제1부 ‘스트레스의 재발견’에서는 독자들이 갖고 있었던 기존의 인식을 뒤집는 시도가 이뤄진다. 저자는 이를 ‘사고방식 중재(mindset intervention)’라고 부른다. 맥고니걸 박사는 스트레스에 대한 사고방식이 바뀌면 “도전이나 시련에 직면하더라도 의욕이 샘솟고”, “스트레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탈진하지 않으며”, “스트레스 경험이 사회적 고립이 아닌 사회적 관계의 원천으로 바뀌고”, “삶에서 고통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고 역설한다.
제2부 ‘스트레스 사용법’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순간에 사용할 수 있는 현장 전략을 비롯해 인생의 시련에 대처하는 자기성찰 방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불안감이나 실망감, 분노, 위축감이 들 때 비축된 에너지와 힘 그리고 희망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례는 모두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다. 맥고니걸 교수는 이들 사례를 과학적 실험과 연결해 모든 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객관적 지침을 확보하는 동시에 스스로도 사고방식 중재를 경험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지식 차원의 새로운 스트레스 과학을 넘어 책을 읽는 행위 자체에서 사고방식 중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그 순간의 태도가 스트레스의 양상을 결정한다. “스트레스를 내 삶의 에너지로 바꿀 능력이 내게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