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우리 술로 꽃피우다
서른에는 무엇이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던 두 여인의 전통주 여행기.
서른에는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괜찮은 대학을 졸업하고 괜찮은 직장을 다니면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서른이 되자 더욱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직장까지 관두고 나니 더욱더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항상 똘똘하고 야무지다는 평가를 받은 친구가 있다. “뭐가 돼도 될 거야”라고 생각한 그 친구도 줄줄이 취업에 실패하고 아무것도 아닌 채 서른을 맞고 있었다.
두 여자는 동시에 소리쳤다.
“우리에게는 술이 필요해! 다른 술 말고 우리 술!”
왜냐 하면 우리 술은 예전부터 약술이라고 부르지 않았던가?
아무것도 모르는 두 여자는 전국의 우리 술을 찾아 다니는 여행을 시작한다. 그렇게 술도 마시고 여행을 하다 보면 막힌 속이 뻥 뚫릴 것 같았다.
홍천, 전주, 여수, 제주, 부산, 경주, 포항
〈서른, 우리 술로 꽃피우다〉는 맛있는 책이다. 우리는 그동안 술 맛을 모르고 살았다. 쓴 소주 한 잔 입에 털어넣고, 올라오는 알코올 기운을 누르며 기름진 안주에 젓가락을 가져갔다. 하지만 이들 저자가 찾아 다니며 맛본 우리 술은 술 자체가 맛있으며, 풍류가 있다.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을 마리아주라고 하듯이, 우리 술에 어울리는 안주가 있지만 그 주인공은 술이다. 술 맛에 어울리는 안주를 찾는 것이다. 그래서 맛있는 술을 소개하고 찾아 다니는 맛있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술은 이 책의 저자들을 닮았다. 아니 우리 시대의 모든 서른을 닮았다. 술이 술 자체로 맛있는 것인지 모르고, 멋지고 비싼 안주만 찾아 다녔다. 본인의 진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스펙이라는 기름진 안주만 잔뜩 찾아서 먹고 있던 것이다. 누룩을 만들고, 고두밥을 지어서 잘 발효시켜 술 맛을 내는 ‘완성의 시간’을 무시했다. 이들 저자가 발견하는 우리 술의 맛은 그래서 서른 본연의 맛이다.
이 책은 우리 전통주에 대한 재미있는 정보와 함께 서른의 공감이 함께 펼쳐지는 향기로운 초대장이다.
프롤로그: 서른의 체증(滯症) 6
술 마시는 밤, 당신이 발효되는 시간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14
멋있는 어른 19
마음 세수 23
발효 28
성공한 삶이란 31
불안에 대처하는 자세 35
조커는 바로 나 42
술은 술로, 사람은 사람으로 46
꼰대 주의보 53
믿고 믿고 59
또 믿기 59
My way 66
그래, 나 취했는지도 몰라 71
맑갛게 피어나는 투명한 향기
뭘 해도 괜찮을 나이 80
한 끗 차이 86
삶의 약도 89
더 넓은 사람 94
모든 게 똑같다고 해도 99
사촌오빠가 생겼어요 104
혼자만 알면 재미가 없어요 107
내일의 내 일 111
안 돼서 되는 날 120
하고 싶은 마음이 쏠리는 방향 130
제주 막걸리 예찬 136
다움 139
어느 평범한 대화 기록 144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148
적게 벌어, 적게 쓰는 삶 155
더 진하게, 더 깊게, 더 강렬하게!
할아버지 냄새 168
술이 나를 마실 때 173
토 178
금정산성 막걸리와 인연 180
말 조심들 합시다 188
상스러운 시작? 상서로운 시작! 194
주령구를 굴려라 197
여기도 저기도 204
첨성대 할아버지 209
증류인간 213
풍류여아 219
내 사람 228
지금 우리의 술 232
좋은 술, 나쁜 술, 이상한 술 236
경진이와 별의 추천술 241
에필로그: 서른의 맛, 서른의 걸음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