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의 힘
세스 고딘, 그레첸 루빈, 댄 애리얼리,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산만한 세상에서 그들은 어떻게 집중했는가
나는 내 생산성을 높여주고 나를 방해하는 것들을 물리치는 방법을 늘 찾아 헤맨다.
그래서 이 책을 폈다. 쉬이 읽힌다. 반드시 읽으시라.
_대니얼 핑크 《파는 것이 인간이다》 저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허버트 사이먼은 1971년 “정보가 좀먹는 대상은 꽤나 뻔하다. 정보는 정보를 받는 사람의 집중력을 좀먹는다. 그래서 정보의 홍수는 집중력 부족을 초래한다”고 예견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그의 말은 예측이 아닌 현실이 되었고 끊임없이 몰려드는 정보와 산만한 주위 환경에서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일을 끝까지 해내는 능력은 명실상부한 경쟁력이 되었다.
최근 어느 취업 사이트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6명이 하루 업무 중 1시간 이상 ‘딴짓’을 하며 그 시간에 주로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거나 SNS 및 모바일 메신저에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하려고 마음을 다 잡고 앉아도 끊임없이 울리는 회사 메신저, 전화, 그리고 쏟아지는 이메일에 응답하다 보면 별 진척 없이 하루를 보내기 일쑤라는 것이다. 실제로 다양한 딴짓할 거리가 넘치는 세상에 휘둘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분배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집중을 통해 일의 생산성을 높이고, 성과로 이끄는 방법을 다룬 《집중의 힘》이 모멘텀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세스 고딘, 그레첸 루빈, 댄 애리얼리,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등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20인의 리더가 매일 집중하는 습관을 통해 진정한 프로로 거듭난 생생한 경험담과 통찰을 담겨 있다. 책을 엮은 99U는 전 세계 비즈니스인들의 씽크탱크로 ‘아이디어가 실현되도록 하는 통찰력’을 모토로 아웃라이어들의 실제 경험과 조언을 단행본, 계간지, 그리고 매년 뉴욕에서 열리는 컨퍼런스를 통해 공유해왔다.
개인의 실천 습관이 일의 완성도를 결정한다
CEO에서부터 경영구루, 예술가, 심리학자, 컨설턴트, 영화제작자, 작가까지 이 책의 주인공들은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까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한 집중 시간대나 의식을 정해 그것을 매일 반복했다. 《회복력》의 저자 마크 맥기니스는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에 답변하는 반응 업무로 아침을 보내는 수많은 사람들의 ‘소모적’ 습관을 지적한다. 하루의 시작을 창조적인 일에 할당하고 이메일, 전화, SNS와 같은 반응 업무는 나중으로 미루면 에너지가 가장 충만한 시간에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25쪽) 세계적인 경영구루 세스 고딘은 ‘집중’하기 위해서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의식을 통해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한다.(44쪽) 하루 중 집중하는 시간에는 어김없이 실험용 흰색 가운을 입거나, 특별한 안경을 쓰거나, 특정 장소로 옮겨 작업을 하는 등 자기에게 맞는 리추얼을 만들라는 것이다.
혼자 일하는 사람이라도 하루 일과 중 시작하는 시간과 마치는 시간을 정하라. 창조적인 일, 회의, 소통, 관리 업무 등 작업 성격이 다르면 시간대도 다르게 할당하라. 이렇게 철저하게 시간 틀을 짜두면 필요 이상으로 작업 시간이 길어져 다른 중요한 일에 피해를 주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일중독에서 탈피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일중독은 보기보다 훨씬 비생산적이다.
효율적인 일상을 위한 토대 쌓기 - 마크 맥기니스(28쪽)
우리의 충동을 이해하면 딴짓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의 저자 댄 애리얼리는 사람들이 이메일이나 SNS의 유혹을 끊지 못하는 이유를 스키너의 ‘무작위 보강’ 개념에 빗대어 설명한다.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레버를 당기면 보통은 재미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가끔은 신나는 소식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에 무작위로 이메일을 열어본다는 것이다.(95쪽) 애리얼리는 이러한 기대감 때문에 이메일이나 문자 알림음을 무시하고 계속 업무를 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지금 하느냐, 아니면 나중에 하느냐’의 자제력을 발휘해 유혹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이메일에 답변하는 것과 달리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어려운 문제에 골몰해 있는 시간은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의 경로를 기록으로 남겨 발전을 가시화하라고 제안한다.(98쪽)
심리학자 B.F. 스키너는 ‘무작위 보강’이라는 개념을 생각해냈습니다. 쥐에게 레버를 주고 쥐가 레버를 100번 당길 때마다 먹이를 줍니다. … 횟수를 1회에서 100위까지 무작위로 골라 선택하면 실제로 더욱 흥미로운 결과가 나옵니다. 보상을 전혀 하지 않더라도 쥐는 레버를 더 많이 당긴다는 거죠. 이메일과 소셜 네트워크도 무작위 보강의 아주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레버를 당기고 들어가면 보통 별 재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주 가끔 신나는 소식이 기다리고 있죠. 무작위 간격으로 발생하는 그런 즐거움 때문에 우리는 계속 돌아와 이메일을 확인하는 겁니다.
우리의 충동 이해하기 - 댄 애리얼리(95쪽)
가끔은 쓸데없는 일이나 생각을 하는데 시간을 써라: 불필요한 창조의 발견
매일 일정 시간을 할애해 쓸데없는 생각이나 대가 없는 일을 하는데 쓰다 보면 잠재된 열정과 통찰력을 불러오기도 한다. 《나를 뛰어넘는 법》의 저자 토드 헨리는 이른바 불필요한 창조 시간을 매일 정해놓고 이를 실천하면, 새로운 작업 방식을 실험할 안전한 공간이 만들어져 새로운 적성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181쪽) 세계적인 타이포그래퍼 스테판 사그마이스터는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 전혀 관련 없는 장소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뇌가 반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감이 떠오른다며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이야기한다.(201쪽) 사그마이스터는 또한 자신이 간절히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달력에 표시를 해놓고 시간을 비워두지 않으면 결코 완성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행복한 영화〉라는 다큐멘터리를 작업하는 기간에는 금요일을 영화의 날로 정해, 모든 금요일에는 절대 약속을 잡지 않고 영화 작업을 했다고 한다.
비즈니스 전문가가 해준 좋은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이분이 어떤 기업으로부터 시간 계획에 대해 강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시간 계획에 관한 모든 것을 여러분들에게 2분 안에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더니 이 전문가는 큼지막한 돌 뭉치를 꺼내어 병에 담아 병 맨 윗부분까지 꽉 채운 다음, 한 주머니 분량만큼의 조그마한 돌을 꺼내서 병에 담고, 이후 모래를 붓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병 안에 물을 조금 부으니, 모든 것이 병 안에 빼곡히 차게 되지요. 이 이야기의 교훈은 아주 분명합니다. 큰 돌부터 먼저 넣으라는 거지요. 맞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거죠. 달력에 이런 것들을 표시해놓고 시간을 비워두지 않으면, 이 일은 결코 완성할 수 없습니다. 온갖 잡다한 일이 생겨 여유 시간이 전혀 없죠.
두뇌를 자극해 창조성을 끌어내기 - 스테판 사그마이스터(203쪽)
전문가로 가는 첫 번째 단계는 하루 단 1시간이라도 앉아서 일하는 것
《최고의 나를 꺼내라》의 저자 스티븐 프레스필드는 전문가가 되려면 3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234쪽) 1단계는 단 1시간이라도 단순히 자리에 앉아 일할 수 있는 단계이다. 언뜻 쉬워 보이는 1단계는 사실 100명 중 99명은 해내지 못하며, 프레스필드 자신도 이 단계에 도달하는 데 7년이 걸렸다고 한다. 2단계는 이 1시간을 그 다음날, 일주일, 한 달, 일 년으로 확장하며 반복하는 것이다. 3단계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완성한 단계이다. 프레스필드는 이 3단계를 거쳐 하나의 작업을 끝내고, 그 다음 작업으로 넘어갈 때가 고비라고 말한다. 만약에 첫 번째 작업에서 성공을 했다면, 그 다음은 현실에 안주하거나 실패를 두려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전문가란 자기 주변 또는 자기 내면에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어떤 일이 일어나도 계속해서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2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