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삶에 기적을 일으키는 마법 같은 소설!
제3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
제3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 『마녀식당으로 오세요』가 출간됐다. 1회 수상작 『싱글빌』(최윤교 장편소설, 다산책방)은 중국에서 드라마화 되어 인기를 끌었고, 2회 수상작 『모란꽃이 모랑모랑 피어서』(박소정 장편소설, 다산책방)는 역사 로맨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며 개성 넘치는 젊은 작가의 탄생을 알린 바 있다. 3회 수상작 구상희 장편소설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소원을 이뤄주는 음식을 파는 마녀식당과 영혼을 팔아서라도 다른 삶을 살고 싶은 손님들의 이야기다. 이 장편소설은 심사위원으로부터 “기성소설 문법에 물들지 않은 매력적인 작품” “우리의 현실에 단단히 발붙인 한국형 판타지”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보여줬다”는 찬사를 받으며 제3회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어쩌면 살아가는 매순간이 마법일지도 몰라”
망해버린 식당… 괴팍하고 수상한 마녀와의 가슴 따뜻한 판타지
오래 사귄 애인에게 단번에 차이고 연이어 회사에서도 오지로 발령 받은 청승맞은 비운의 여인, 진. 엄마의 꼬드김에 전 재산 다 털어 식당을 인수하지만 이마저도 사기를 당해 속전속결로 망해버리고, 엄마는 넉살 좋게도 평생 바깥으로만 맴돌던 아빠 병간호하러 간다며 떠났다. 그때 마녀가 찾아왔다. 세상에나 명함도 있다. 소원을 이뤄주는 음식을 만들어준다나 뭐라나. 밑져야 본전이지 싶어 소원을 빌고 마녀가 만든 음식을 먹은 진은 놀라운 체험을 하고는 마녀와 동업을 시작한다. 식당 문을 열자마자 진은 마녀에게 노예처럼 부림을 당하지만, 웬걸 진짜 장사가 된다. 온갖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나타나 음식을 주문한다. 매순간을 마법처럼 살아가고픈 사람들이 찾는 마녀식당, 갓 끓인 핫초콜릿처럼 따뜻한 기적이 일어나고, 진은 흩어진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며 제 삶의 비밀을 알아간다.
‘먹기만 하면 사랑이 찾아오는 천생연분 잔치국수’ 재료
달빛 아래 정성껏 기원한 정화수, 인어의 꼬리지느러미 한 쌍, 선녀와 나무꾼을 이어준 노루의 사향 조금, 잭이 심었던 콩나무에서 얻은 완두콩으로 짠 기름, 넝쿨째 굴러들어온 애호박 반 개, 말린 구름 조각을 빻은 가루로 만든 국수 한 줌
_마녀가 보관중인『마법의 책』에서 (본문 201쪽)
지금까지 맛본 적 없는 수상한 판타지 문학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기존 판타지 소설의 문법을 보다 현실적인 세계로 끌고 들어왔다. 정말 동네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마녀식당’과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마녀식당을 찾는, 더는 뒤로 물러설 수 없는 형편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발랄하게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이 시대가 처한 절망적인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마녀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믿었던 남자에게 배신당했는데도 다시 만나기를 바라고, 놀기 바빠야 할 십대는 왕따를 당해 죽고 싶은 마음으로 건물에 오르지만 문이 잠겨 있어 실패하고, 한 청년은 학자금대출, 생활비대출에 떠밀려 취직은커녕 고시원에서 치킨 한 조각 훔쳐 먹고 도망 나온 신세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은 이 넓은 세상에 오직 마녀식당밖에 없다. 마녀는 그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거기에 맞는 음식을 만든다. ‘핫, 핫초콜릿’ ‘네 영혼을 위한 토마토 수프’ ‘힘을 내요, 영계백숙’…… 재료라고 들어가는 것들은 ‘만든 지 3일이 안 된 무덤에서 퍼온 흙 한 줌, 엄마 배 속에서 나온 아기의 첫 울음소리, 사형당한 죄수의 시체에서 얻은 머리털 몇 가닥’…… 소원을 이루는 대신 그들이 내야 하는 대가는 돈, 기억, 손가락, 목소리 같은 것들이다. 손님들은 어쩌면 가혹한 대가를 지불하면서도 사랑을, 취직을, 복수를 간절히 원한다.
“복수하고 싶은 상대를 떠올리며 먹어요. 내가 받은 상처만큼 그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좋지요. 요리는 조금도 남기지 말고 먹어야 해요. 일단 먹은 후에는 돌이킬 수 없답니다.” _51쪽
“마녀는 아주 오래 전부터
힘없는 이들을 위해 존재해왔어”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구상희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일반문학과 장르소설의 재미를 맛깔나게 버무려, 마녀식당에서만 파는 신비한 음식처럼 한 번 입에 대면 도저히 멈출 수 없는 맛을 소설에 담아낸다. 또한 ‘마녀식당’이라는 협소한 공간에 여러 삶의 아픔을 유쾌하지만 절절하게 녹여내고, 마법의 음식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능숙하고도 속도감 있게 그려내며 자신의 이름을 독자에게 각인시킨다. 더불어 색 다르고 따뜻한 이야기에 허기졌던 독자들의 현실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거둬내며 그 어떤 마법보다 기적 같은 감동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