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나눔과 사랑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2004년 1월 21일, 스위스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 〈다보스(Davos) 포럼〉의 핵심화두는 ‘나눔’이었다. 전세계적으로 빈부의 격차는 날로 커져만 가서 그로 인한 ‘절대빈곤층’은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가 모두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다. 우리나라 역시 가난의 되물림 속에서 해마다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가족동반 자살이나 버려지는 아이들 등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의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큰 단체에만 기댈 수만은 없다.
이제 우리 모두는 가진 것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어야 한다. 우리 모두 똑같은 인간이며, 똑같이 행복할 권리를 갖고 태어났다. 물질을 가진 자는 물질을 나누어주고, 지식을 가진 자는 지식을 나누어주고, 영혼의 양식이 풍부한 자는 명징한 삶의 이치를 깨우쳐줄 수 있어야 한다. 나눔의 정신이야말로 혼탁한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식이며, 진정한 사랑의 열쇠이다.
배우 김혜자가 전세계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한 10년의 기록
배우 김혜자가 쓴 다큐멘터리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가 〈오래된 미래〉의 첫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동안 지구 곳곳에서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구호활동을 벌여온 김혜자는, 특히 참혹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의 현실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고통과 가난을 함께 나누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그동안 방송계와 광고계에서도 신의와 도리를 지키는 것으로 유명한 김혜자는 수십 년 동안 올곧은 스타로서의 품위와 자존심을 지켜왔다. 오직 문화방송에만 30년 넘게 출연해온 것, 제일제당의 광고모델로만 27년간 활동해 최장기간 모델로 기네스북에 오른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신념 때문이었다. 특히 연예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10년 넘게 난민구호와 아동보호를 위해 힘써온 그녀의 오랜 사회참여 활동은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이미지 관리와 인기를 위해 펼치는 선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진정한 인간애가 담긴 것이다.
빈부의 불평등이 운명적인 것이라면 사회적인 관심과 나눔의 지혜로 불평등의 모순을 타개하는 것이 모두가 함께 잘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고 있는 그녀는 지난 1년여 동안 일체의 공식적인 활동을 중단한 채 이 책《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의 집필에만 전념했다.
김혜자는 고통의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불행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적인 격정을 솔직하게 토로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다.
이 책의 판매로 얻어지는 저자의 인세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가난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전액 기탁된다.
이 책은 톱스타로서의 화려한 명성에 기대기보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사랑을 실천해온 김혜자 10년 활동의 결산으로, 최근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개인의 성공과 안위에만 관심을 가지는 세태에 경종을 울리며 사회적 동참을 호소하는 강렬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