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아스파라거스
“내가 할 줄 아는 건 사랑밖에 없었다.”
꿈인 듯 현실인 듯 써내려간 무수한 방식의 사랑 이야기
50만 독자가 선택한 『생각이 나서』 작가 황경신의 신간 『아마도 아스파라거스』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미발표된 여섯 편의 단편이 새롭게 수록되었고, 2009년 출간되었던 『종이인형』 속 단편 중 일부가 고쳐 실렸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종말이 닥쳐오는 것도 두렵지 않고(「목성의 마지막 오후」), 재즈처럼 제멋대로인 그를 영원히 사랑하리라 다짐하고(「당신은 재즈처럼」), 충동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스친 짧고 깊은 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고(「아마도 아스파라거스」), 서로를 너무 믿은 나머지 아이러니한 오해에 휩싸여 헤어지고(「차라리 체리파이」), 사랑의 풍경이 비로소 행복해지려던 찰나 죽음을 맞이하는(「팝콘 파라다이스」) 다양한 ‘사랑의 풍경’이 황경신 특유의 청아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전해진다. 언젠간 끝이 올 줄 알면서도 사랑에 마음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가 담긴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다.
책 끝자락에 선물처럼 놓아둔 여섯 편의 미발표작들은 모두 ‘국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이전 책 『국경의 도서관』 속 마지막 단편과 이어진다. 황경신이 이야기하는 ‘국경’이란 곳은, 언제든 찾아가기만 하면 현실은 자연스레 잊히고 그 생경한 풍경이 내 자라온 곳인 양 마음을 푹 놓게 되는, 언젠가 한번 꼭 가보고 싶은, 계속 읽고 싶은 이야기의 배경지이다. 음흉한 담쟁이넝쿨의 감시 아래 아슬아슬한 식사를 즐기는 ‘국경의 레스토랑’, 어린 산타가 자전거를 타고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국경의 크리스마스’, 누군가를 기다려주는 일을 직업 삼기 위해 훈련하는 ‘국경의 웨이터’ 등등…… 마치 ‘이상한 나라’에서처럼 태연하게 낯선 일이 벌어지는 국경의 어느 곳에서, 주인공은 잠시 놀랄 뿐 곧 태연하게 상황을 즐긴다. ‘국경’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니까.
황경신
저자 황경신은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그림 같은 세상』, 『모두에게 해피엔딩』, 『초콜릿 우체국』, 『세븐틴』, 『그림 같은 신화』, 『생각이 나서』, 『위로의 레시피』, 『눈을 감으면』, 『밤 열한 시』, 『반짝반짝 변주곡』, 『한입 코끼리』,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슬프지만 안녕』, 『국경의 도서관』 등의 책을 펴냈다.
작가의 말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꽃을 피우는 사람이면 좋을까, 꽃이 지는 동안 곁을 지키는 사람이라도 좋을까. 말없이 기다리고 대답 없이 돌아서고 그러다가 사라지는 사람은 또 어떨까.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일들을 꼭꼭 눌러 담고 세계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을까. 사랑을 궁리하는 내내 폭설이 내리다 그치고, 소나기가 퍼붓다 무지개가 뜨고, 여명과 노을이 자리를 바꾼다. 한 장의 종이나 한 잎의 꽃잎처럼 얇고 어리석은 마음이 흔들리고 출렁이며 흘러가다가, 모퉁이를 돌 때마다 길을 잃는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 될까, 생각에 뒤척이는 동안, 당신은 어느새 멀어지고 희미해진다. 그래서 나는 어떤 흔적으로 남는다. 펄떡이는 심장과 슬픔의 열매들, 아보카도와 라임과 아스파라거스의 흔적. 혹은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갈망했던 흔적. 어딘가에 또렷하게 새길 수는 없어도, 언제까지나 지워지지는 않을 흔적이다. _황경신
당신은 재즈처럼
목성의 마지막 오후
아마도 아스파라거스
팝콘 파라다이스
라임 라이더
아보카도 아지트
차라리 체리파이
그 남자의 흔적
아름다운 아델라이데
안단테 아르페지오
아무도 말한 적 없는 슬픔
be my muse
좋은 시절
국경의 레스토랑
국경의 음악회
국경의 로즈가든
국경의 가면무도회
국경의 크리스마스
국경의 웨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