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2016년 SBS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 원작소설!!
“살았을 적에는 차라리 모르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죽고 나니 그 모든 것이 이해되고 용서가 되더라!”
연극·드라마·영화 등으로 이미 충분히 검증받은 절정의 휴먼 판타지 코믹드라마
2001년에서 2002년까지 2년 여 동안 일본의 아사히신문에 연재되며 큰 인기를 끈 이 소설은, 2002년에 단행본으로 처음 선을 보였다. 이 책은 일본 독자들의 폭발적 반응을 업고 2003년 연극무대에 오르고, 2006년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2009년 TV드라마로 만들어져 12,5%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국어판은 2004년 도서출판 창해를 통해 《안녕, 내 소중한 사람》으로 타이틀이 바뀌어 소개되었다가, 2008년 원제인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으로 개정판이 나왔다. 또, 이 책을 원작으로 한 2016년 상반기 방영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는 처음에 ‘안녕, 내 소중한 사람’으로 진행된다고 소개되었다가 한국의 시청자들을 고려하여 타이틀이 바뀐 것인데, 정지훈(비), 오연서, 김인권, 김수로, 이민정, 이하늬, 라미란 등 호화 출연진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냥, 이대로 천국에 갈 수는 없다!”
고졸 출신으로 대졸이 즐비한 백화점에서 여성복 판매부서 만년과장으로 일하는 평범한 중년남성 쓰바키야마. 그는 한층 심각해진 불황 속에서 ‘초여름 대 바겐세일’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동분서주한다. 그런 그가 싼 값에 좋은 물건을 확보하기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거래처 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서 갑작스런 뇌일혈로 숨을 거둔다. 죽기 전에 뱉은 최후의 말은 안쓰럽기만 하다.
“1만 엔짜리 정장…… 부탁해. 있는 대로 몽땅……”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엄청나게 고민스런 일이 남아있게 마련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너무 억울해 도저히 눈을 감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만일 가능하기만 하다면 하루, 아니 단 한 시간이라도 이승으로 돌아오고 싶어질 것이 틀림없다. 이 책의 주인공 쓰바키야마도 바로 그랬다.
소설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의 영혼은 7일간 중유(中有)라는 곳에 머무르게 된다. 초여름 대 바겐세일은 과연 성공리에 끝났을까? 죽기 얼마 전에 구입한 대출금은 어떡하란 말인가? 12살이나 어린 아내와 7살짜리 아들은? 게다가 홀몸으로 자신을 뒷바라지하였지만 이제 치매에 걸려버린 아버지는? 집안 책상에 숨겨놓은 야한 동영상들은 어떡하지? ……. 그에게 생전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의리파 조폭두목, 청순한 소년과 함께 3인이 벌이는 환생담
걱정한 것보다는 쉽게 쓰바키야마 과장은 의리파 조폭두목 다케다, 자신을 낳아준 친부모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야 한다는 7살짜리 소년 렌 짱과 함께 죽은 뒤 나흘 만에 단 사흘 동안의 환생을 허용 받는다. 사후세계를 관장하는 중유청으로 부터 그들이 이승에서 꼭 확인하거나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단 그들은 생전의 모습과 동떨어진 인물로 등장해야 한다. 아울러 ‘시간엄수, 복수 금지, 정체의 비밀유지’라는 세 가지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그야말로 저승세계에서 큰일을 당하게 됨을 통보 받는다. 마침내 쓰바키야마 과장은 빼어난 몸매의 젊은 미인으로, 다케다는 중후한 인품을 갖춘 중진 변호사로, 렌 짱은 총명한 소녀로 환생한다. 이들 3인이 죽기 전 이승에서 풀지 못한 숙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좇아가다보면 때로는 눈물을, 때로는 폭소를 터뜨리게 된다.
후회 없는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
작가 아사다 지로는 몰락한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나 야쿠자, 자위대원, 패션 부티크 경영자, 다단계 판매원 등 숱한 인생경험을 쌓았다. 아마 이런 소설은 그와 같은 체험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유머 넘치는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지만, 책 속에서 미일안보조약에 대한 비판이나 모로하시 데쓰지 같은 저명한 학자의 삶을 야쿠자 이야기 속에 버무려넣는 솜씨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나는 인생의 99%를 읽고 쓰는 데 보낸다.”고 고백하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인간에게는 ‘모르고 죽는다면 원통해서 눈을 감지 못했을 사랑의 진실’이 있는가 하면, ‘차라리 모르고 죽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르는 잔혹한 진실’도 있게 마련이다.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은 가족, 사랑, 인간애, 운명 등에 대해 곰곰이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았을 잔혹한 진실이지만, 이렇게 죽음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살펴보면 다 이해하고 용서할 수도 있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