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개성을 더해 격을 높인 명품 버거
햄버거도 요리일까? 제대로만 한다면 햄버거도 요리다.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건강한 요리다. 물론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를 말하는 건 아니다. 탄수화물 사이에 여러 가지 채소와 육류를 주재료로 한 패티를 끼워 먹으며 한 번에 골고루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멋진 요리다. 샌드위치는 단순한 식재료의 조합이지만 햄버거는 물과 불, 손맛이 가미된 패티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존엄한 요리다.
건강을 생각하며 창의적으로 만든 신선한 햄버거와 햄버거스테이크는 한 끼의 건강하고 간편한 식사는 물론이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요리가 될 수 있다. 잘게 자른 패티나 작게 만든 패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핑거 푸드도 되지만 훌륭한 술안주가 되기도 한다. 야외에서 그릴에 구우면 매번 먹는 삼겹살 대신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요리에는 먹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먹는 사람이 소화하기 쉽고 즐겁게 먹을 수 있어야 좋은 요리다. 건강하게 만든 햄버거는 그 좋은 요리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내가 만든 햄버거를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규칙에 얽매이지 말고 기발한 나만의 햄버거를 만들어보자.
원칙을 중시한 엣지 있는 수제버거
이 책에서는 햄버거 요리를 위한 여섯 가지 기본 원칙과 패티를 만들 때의 주의 사항, 햄버거에 개성을 주는 허브와 향신료, 햄버거와 어울리는 소스, 햄버거와 어울리는 빵, 햄버거와 어울리는 치즈, 햄버거와 어울리는 채소, 햄버거와 어울리는 피클, 햄버거와 어울리는 간편 가니시 및 햄버거와 어울리는 간단한 음료 등을 소개함으로써 햄버거가 훌륭하고 건강한 한 끼 식사로 충분할 뿐 아니라 아이들의 간식과 손님 초대상의 근사한 요리, 주말 아침의 여유로운 브런치, 심지어 든든한 술안주도 손색이 없음을 보여준다.
또 햄버거의 기본인 고기 패티부터 단백질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닭가슴살 패티, 신선한 해물의 맛을 즐기는 이를 위한 해산물 패티, 담백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두부 패티 등 다양한 패티의 만드는 과정을 실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재구성했고, 익숙하지 않은 재료들은 따로 사진을 실어 캡션을 달았다. 특히 다양한 재료로 만든 70개의 패티와 저자가 직접 연구하고 개발한 70개의 소스로 개성 있고 엣지 있는 햄버거를 만들어 선보였다. 또한 생소한 재료는 사진과 캡션으로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간편한 햄버거의 포장법과 다양한 외국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을 알려준다.
햄버거가 간단하고 편리하지만 영양가 낮은 음식, 내 아이에게 먹이기 꺼린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이 책은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김영빈
쿠킹 스튜디오 ‘수라재’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이들에게는 누구보다 다정한 엄마이자 학생들에게는 친절한 요리 선생님이다. 여러 잡지와 방송, 언론매체에서 요리 연구가와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질 좋고 건강한 삶을 위한 요리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공부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러브 샐러드》,《아이러브 아침밥》,《엄마보다 친절한 요리책》,《빛깔 담은 자연밥상》,《괜찮은 간식 다 들어있어요》,《엄마 간식줘요》,《카페놀이》,《감기에 좋은 차》,《It's 수제버거》,《열두 달 저장음식》,《잼 콩포트 식초 청》,《잇츠 피클, 장아찌》,《곤약 한천 다이어트》,《달걀은 항상 옳아》,《두부예찬》등이 있다.
필자에 관한 더 상세한 정보: www.instagram.co./sooragae
목차
프롤로그
햄버거의 유래?햄버거 요리를 위한 6가지 기본 원칙
맛있는 햄버거의 생명, 패티?패티에 사용할 수 있는 식재료
햄버거에 개성을 주는 허브와 향신료
클래식패티 만들기?닭가슴살패티 만들기
게살&동태살패티 만들기?두부버거패티 만들기
렌치소스의 로즈마리올리브버거?생강소스의 등심커틀릿버거
중화풍 표고버섯소스의 매콤한 목살버거?꿀간장소스의 돼지고기연근버거
대추데리야끼소스의 닭가슴살페퍼버거?견과소스의 탄두리치킨버거
아이올리소스의 닭가슴살·새우살버거?고추냉이크림소스의 게살·동태살버거
케이퍼소스의 오징어커틀릿버거?대추바질페스토소스의 구운 두부카프레제버거
햄버거와 어울리는 소스
스파이시토마토소스의 미니버거?파인애플소스의 떡갈비버거
잣소스의 너비아니버거?데리야끼소스의 견과류패티버거
구운마늘소스의 베이컨자두처트니버거?메이플시럽소스의 닭안심참치버거
참깨마요소스의 껍질째 구운 마늘·닭고기버거?김치소스의 오븐마늘치킨버거스테이크
된장양파소스의 도미살버거?난방소스의 튀긴 가자미살버거
햄버거와 어울리는 빵
홀스그레인머스터드소스의 미트로프버거?양파마요네즈소스의 언양식불고기버거
스파이시버터를 올린 돼지안심에그버거?엔초비소스의 앞다리살콩가루버거
스위트토마토크림소스의 닭가슴살사과버거?할라피뇨살사소스의 캔고등어버거
마늘머스터드소스의 버섯현미밥고구마버거
햄버거와 어울리는 치즈
바비큐소스 치즈햄버거?달콤한 토마토소스의 피자풍 등심바질스테이크
레몬발사믹향의 치즈큐빅버거?청양고추레몬소스의 크로크무슈과일버거
고르곤졸라소스의 닭고기·쇠고기안심버거
크랜베리소스의 허브닭가슴살버거 & 브리치즈스테이크
매콤한 디아볼로소스의 닭안심에멘탈치즈버거?페타치즈소스의 참치마타르타르스테이크
사과소스의 튀긴 브리치즈버거?알프레도치즈소스의 해시포테이토버거
세 가지 치즈소스의 버섯달걀오믈렛버거
햄버거와 어울리는 채소
볼로네제소스의 클래식스테이크?유자폰즈소스의 볶은채소버거
간단 데미그라스소스의 폴페토네?건베리소스의 등심햄버그스테이크
머스터드크림소스의 쫄깃한 버섯시금치버거?부드러운 간장소스의 구운 통가지·토마토버거
햄버거, 건강한 식사부터 술안주까지
레드와인칠리소스의 안심햄버그스테이크?바질토마토소스의 김치치즈버거
맥주소스의 오븐미니버거스테이크?사과발사믹소스의 목살버거
네기소스의 모둠오꼬노미야끼버거
햄버거와 어울리는 피클
깻잎페스토소스의 쇠고기버섯햄버거?버섯크림소스의 매운 안심버거
땅콩머스터드소스의 돼지갈비버거?토마토살사소스의 삼겹살감자버거
유린소스의 닭다리살버거?조린 양파소스의 닭가슴살버거
타르타르소스의 클래식생선커틀릿버거?김치마요소스의 왕새우커틀릿라이스버거
햄버거와 어울리는 간편 가니시
오렌지카레소스의 피자풍 연어살버거스테이크?불고기소스의 두부버섯버거
선드라이토마토소스의 우엉두부버거?가츠오소스의 겐찡두부버거
참깨미소소스의 바삭두부버거?고추장토마토소스의 콩비지버거스테이크
이탈리안소스의 잔멸치두부버거?마파소스의 구운피망·두부닭고기스테이크
햄버거와 어울리는 간단한 음료
자몽소스의 돼지갈빗살부추버거스테이크?오렌지겨자소스의 안심버터칩스테이크
레몬칠리소스의 볶은 숙주·등심고추장아찌버거?복숭아살사소스의 그릴닭가슴살스테이크
달콤한 생강레몬소스의 새우살브로콜리버거
간편한 햄버거 포장법
다양한 외국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곳
에필로그
#식용동물농장 #노동에세이 #닭고기 #돼지고기 #개고기
#맛있는고기 #힘쓰는고기 #인간의조건 #김민식PD추천
당신과 고기 사이에,
한번쯤은 놓여야 할 이야기
“세상의 더 낮은 곳을 보는 사람”(김민식 MBC PD), 작가 한승태가 한국 식용 동물 농장 열 곳에서 일하고 생활하며 자기 자신과 그곳에서 함께한 사람들 그리고 함께한 닭, 돼지, 개 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노동에세이이자 ‘맛있는’ 고기(닭, 돼지, 개)와 ‘힘쓰는’ 고기(사람)의 경계에 놓인 비망록이다.
전작 《인간의 조건》을 통해 꽃게잡이 배에서 편의점에 이르는 여러 일터에서 체험한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를 기록했던 저자는, 고기를 위해 길러지는 동물들이 어떻게 살다가 죽는지 4년 동안 일하면서 경험했다. 시작은 “내가 알고 있던 동물이 그곳에는 없었다”는 단순한 충격과 공포로 인한 호기심이었지만, 닭, 돼지, 개 농장을 거치면서 생명의 존엄과 윤리에 대한 문제부터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까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노동하는 인간의 삶을 담은 담담한 에세이이면서도, 자연에 대한 인간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찰부터 한국 식용 고기 산업 생태계의 단면에 대한 사회적 관찰까지 다양한 화두들을 제기하고 작가 나름의 그에 대한 생각을 담아냈다.
식용 고기 문화 자체는 결코 야만적인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쉽게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고기들이 생산되는 과정은 생명에 대한 ‘비윤리적인 과정’을 거친 것은 아닐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육즙이 흐르는 고기를 당신이 집어 드는 와중에 한번쯤은 놓여야 할 ‘고기로 태어난’ 존재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멸종 위기로부터 3억 광년 떨어진 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찾아 떠난 노동 여행
동물의 생명에 대해 생각할 때 흔히 밀렵꾼이나 마구잡이 포획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떠올리기 쉽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현대 사회에서 가장 생명을 위협받는 동물은 단연코 우리가 매일 쉽게 볼 수 있는 식용 동물들이다. 이 책은 멸종 위기로부터 아득히 멀리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전 세계인의 식용 동물 닭, 돼지와 한국인들의 식용 동물 개가 ‘고기’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통계가 아닌 클로즈업의 방식으로, 노동하고 체험하면서 관찰한 결과물이다. 노동 여행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4년의 시간 동안 한국 식용 동물 농장 열 곳에서 일하고 생활하면서 단순하게 머리로 숫자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실체를 확인하고 냄새를 맡아보려고 했다. 그곳에서 경험한 사람과 동물의 이야기를 틈틈이 일기로 적어뒀고,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고기「명사」
1. 식용하는 온갖 동물의 살.
2. 사람의 살을 속되게 이르는 말.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맛있는 고기들: 시간과 공간의 감옥에 갇힌, 생명 아닌 상품
고기라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맛있는’ 고기와 ‘힘쓰는’ 고기. “고기로 태어나서” 스스로의 생명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서글픈 운명에 처한 ‘두 고기 이야기’를 이 책은 두루 다루고 있다.
‘맛있는’ 고기들의 생명은 현대 사회 자본주의 체제의 이윤과 속도와 식감에 철저히 종속되어 있다. 농장에서 가장 자주 쓰는 말은 ‘도태’다. 고기라는 상품으로 태어난 닭, 돼지, 개는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즉시, 즉 사룟값 대비 판매가격이 낮다고 판단되면 ‘도태’된다. 죽인다, 잡는다가 아닌 ‘도태’다. 하자가 생긴 물건을 처리하는 것일 뿐 생명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식용 동물일지라도 생애 주기만큼은 보장받는다던지, 조금 더 윤리적인 방식으로 사육된다던지 하는 것들은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 저자가 경험한 거의 모든 농장의 상황이 비슷했다.
닭은 비좁은 케이지에 한 가득 갇힌 채 고기가 될 부위들만 기형적으로 성장을 당한다. 수평아리들은 모조리 쓰레기통에 코 푼 휴지를 버리듯 폐기된다. 돼지 농장에서는 육질을 위한 거세가 제대로 된 마취도 없이 진행되는가 하면 (법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전기 충격기가 종종 쓰였다. 모돈의 경우 1년에 단지 40분을 걷고, 그 외의 시간은 먹고 잠을 자면서 스톨이라는 기구 안에서 “동사(動詞)가 필요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적게 먹고 빨리 찌는 규칙이 농장 전체를 지배하고, 이 규칙을 따르지 못하는 돼지는 도태된다. 아프다고 치료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낫거나, 도태되거나, 판매될 때 그 부위를 잘라내면 될 뿐이다. ‘관리’와 ‘위생’이라는 말을 꺼낼 수 없을 정도의 환경에서 개 사육과 도살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동물 농장의 동물들은 모두들 서로를 쪼아대고 물어뜯는다. 신체 여러 부위에 이상 현상이 나타난다. 자연 상태의 닭, 돼지, 개가 절대 그렇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간이 고기를 얻기 위해 강제하는 시간과 공간의 감옥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과연 이런 식으로 자연과 관계를 맺는 게 온당한 일일까, 생명을 이런 식으로 낭비해도 되는 것일까 저자는 고민한다.
하지만 이는 조금 더 복잡한 맥락을 지닌다. 돈이라면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농장주가 바로 그 때문에 ‘돼지 킥 노노’를 외치는 것과 그 어떤 농장주(또는 기업 사장들)보다도 노동자 인권을 이해하던 이가 ‘사람들 너무 고생하는 것이 안타까워’ 전기 충격기를 허용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개 농장에 대해 비판하기는 쉽지만, 개 농장이 한국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마지막 재기를 위해 손대는 사업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현실은 또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상품성이 있는 일부 동물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기도 한다. 그럼 그렇지 않은 고기들에 대해 상품성을 배제한 채 윤리적으로만 접근하자고 말하는 것이 현실적인가. 맛있는 고기의 문제는 보면 볼수록 단순하지 않다.
힘쓰는 고기들: 저 아래 낮은 곳에서 노동하는 사람들
“승태 이빨 잘생겼네.” 부화장 아저씨들이 저자를 보고 이야기한다. 누구 하나 살면서 치아 한번 제대로 관리 받을 여유가 없었기에 밥을 먹을 때마다 얼굴을 찡그렸다는 걸 저자는 그제서야 알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과 비슷한 다른 이들처럼 살았다면 아마도 그곳에서 일을 하지는 않았을 저자는 ‘저 아래에 있는 사람들’과 다양한 일들을 경험한다. 부화장에서 함께 한 가족처럼 모여 술을 마시고, ‘앙골와트’를 남긴 민족의 예술혼에 감탄하며, 한국 남성 노동자와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의 결혼을 축하하고, 이집트 청년들에게 둘러싸여 왜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는지 질문 받고, 조선족 아저씨와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집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있는 요리들을 맛보고, 한 달에 하루 또는 이틀 쉬며 일하던 중 돌발적으로 주어진 ‘저녁이 있는 삶’에 감동하고, 개 농장 주변 농민들의 “사는 게 다 그런 거지”라는 말에 자신이 이론서 한 귀퉁이를 붙잡고 성실한 사람들을 평가하며 교만하게 구는 건 아닌지 고민한다.
근로기준법도 합법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노동 환경(최근의 개정 논의에서도 이 업종은 완전히 배제됐다)에서 노동을 하며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오늘날 이곳의 ‘저 아래 낮은 곳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인간의 조건》부터 이어져온 작가의 치열하지만 가난한,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사람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인 것이다.
종의 돌담 앞에서 살펴본 인간과 동물의 경계
이 책은 채식을 주장하지 않는다. 야만적인 고기는 없다. 인간과 인간 아닌 동물이 똑같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식용 고기 산업의 단면을 살펴보면서, 저자는 동물보다도 “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본다. 과연 ‘두 고기’를 저런 식으로 대하는 것을 인간다운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작은 것 하나부터 더 윤리적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식용 고기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도 스스로를 의심하고 변화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자연과 생명에 야기하는 고통의 총량을 줄이기 위한 고민과 시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이를 통해 ‘윤리적인 고기’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
물론 쉬운 문제는 아니다. ‘윤리적인 방식으로 사육한 고기’의 값이 비싸진다면, 맛이 없어진다면 이는 적절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당장,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기 때문에 우리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수십 톤의 음식 쓰레기가 불균형하게 쏟아지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이 없다면, 우리는 종(種, species)을 가르는 돌담 앞에서 미심쩍은 눈으로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계속 바라보며 ‘이것이 인간인가’ 질문할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어쩌면 극단적인 불의를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