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덕질이라니
★ 업계픽! 현직 기자가 쓴 강다니엘 덕질 에세이
★ 40대 워킹맘 기자의 팬심충만 스토리
★ 늦덕, 성덕이 되다!
마흔 넘어 시작된 은밀한 덕질생활
“요즘 난 덕질하는 낙으로 산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했다면
하루만큼 더 행복했을 텐데!
남편도 있고 애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덕통사고!
“선배, 강다니엘이 실검 1위네요.”
“강다니엘? 그게 뭔데?”
사랑은 그렇게 불쑥 찾아온다. 마치 교통사고처럼.
여기, 마흔 넘어 아이돌에 빠진 워킹맘이 있다. 일하랴 애 키우랴 하루 24시간이 모자라지만,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강다니엘’을 검색한다. 아줌마가 웬 주책인가 싶겠지만 사실 그리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다. 워너원, 그중에서도 센터 강다니엘은 30~40대 막강한 팬덤을 기반으로, 명실상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스타가 되었다. 점 조직의 ‘늦덕’ 부대가 그를 최고 스타로 키워낸 것. 내 새끼 키우듯 애정을 쏟아 붓고, 그 이상의 위로를 받는다는 늦덕들의 짠내 나는 팬심 속에는 페이소스 가득한 인생 내공이 묻어난다. 가족들에게, 회사 동료들에게 웬 주책이냐는 구박을 받으면서도 그 와중에 행복한 덕질 이야기.
누구나 겪지만 제각기 특별한 3단계 입덕 과정!
‘덕통사고’부터 ‘덕밍아웃’을 거쳐 ‘어덕행덕’까지
LEVEL 1. 난데없이 덕통사고
19년차 일간지 기자이자 10년차 워킹맘인 그녀. 어느 날 회사 단톡방에서 운명의 그 이름을 맞닥뜨린다. 그건 바로 ‘강다니엘’. 원체 호기심이 많은 데다 기자라는 직업정신이 발동한 그녀, 본격 조사(?)에 돌입하게 되는데…. 단시간에 폭풍수집한 정보들은 다음과 같다.
- 부산 영도 출신 토박이
- 나이는 22세
- MMO 소속 연습생 2년차
- 분홍머리
- 고양이 두 마리 키우는 집사
- 고교 때 현대무용을 배운 비보이
현역 아이돌도 아니고 그저 연습생일 뿐인데 실검 상위권을 장악한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낀 그녀는 강다니엘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런데… 뭔가 묘하다. 강다니엘이 고양이 귀를 깨물고는 배시시 웃는다. 정말 귀엽다…. 너무 짧은 영상이라 여러 번 클릭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녀석, 웃는 게 꽤 자연스럽다. 카메라 앞에서 일부러 짓는 억지웃음이 아니라 평소 몸에 밴 자연스러운 웃음이다.
‘웃는 게 참 예쁘네.’
그걸로 합격! ‘넌 데뷔해라’라고 눈도장을 콱 찍는다.
LEVEL 2. 못참겠다 덕밍아웃
모처럼 신문사 선후배들이 모이는 자리,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안부를 묻는다.
“요새 뭐 재미난 일은 없고?”
“…강다니엘 보는 재미는 있어요.”
“강…누구?”
“강다니엘이요, 강.다.니.엘.”
“별로 잘생기지도 않았더구만, 뭐가 그렇게 좋은 거예요?”
눈치 없는 후배 녀석이 되묻는다.
지성인답게, 논리적으로 차분히 설명해야 할 때다.
강다니엘의 매력을 꼽자면 셀 수가 없다. 귀엽고, 잘 웃고, 해맑고, 배려심 있고, 피지컬 좋고, 댕댕이 같고…. 몇 분간 장황한 설명은 이어진다. ‘잔망미’와 ‘섹시미’가 공존하는 강다니엘의 묘한 매력을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게 아쉽다.
“아… 직캠을 봐야 이해가 돼.”
LEVEL 3. 기왕이면 어덕행덕
언니와 형부는 그녀의 아이돌 덕질을 존중은 하지만 탐탁지 않아 한다.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면 무엇인가 얻을 수 있는데 아이돌 덕질은 그저 시간 때우기일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생산적 덕질’이 아니라고 말이다. 하지만 무슨 행동을 할 때 꼭 생산적이어야만 할까? 일상에서 우린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생산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굳이 취미까지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 걸까? 그녀는 말한다. 덕질을 통해 자신의 생산적 활동을 잠시나마 멈추고 싶다고.
‘나는 강다니엘이 고맙다. 아마추어도 프로도 아닌, 삶의 중간 지점에 있던 나에게 ‘프로’의 의미를 되묻게 했다. 40대는 도전보다는 안정을 원할 때다. 21세기 소년의 열정이 불씨가 되어 20세기 소녀의 마음에 불을 지핀다. 아마 그래서였던 것 같다. 뒤늦은 아이돌 덕질의 이유는 그의 무대 위 열정이, 그의 티 없는 웃음이 마냥 부러웠던 까닭이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동경’의 의미도 된다. 내가 갈구한 것은 어쩌면 워너원의 그 뜨거운 열정, 그 청량한 청춘이었던 듯하다. 그래도 아직은 청춘이라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워너원, 그리고 강다니엘처럼.’
◎ 책 속에서
‘덕통사고’라고 했던가. 집과 회사만 알던 내가 이 나이에 아이돌 덕질이라니. 10대 때도 하지 않던 덕질을 40대에 접어들어 뒤늦게 시작했다. 그래도 뭐 어떠랴. 갱년기도 다가오는데(혹은 왔거나) 가끔씩 일탈이 필요한 나이다. 아이돌 덕질은 10대들만 하는 거라고? 아이돌이 뭐 어때서. 메마른 일상 속에 오아시스 같은 이런 덕질 하나쯤 있는 것도 꽤 행복한 삶이다. 누군가에겐 덕질이 그야말로 ‘숨구멍’ 같은 거니까.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가 늘어놓는 이야기는 ‘마흔 넘어 아이돌에 빠진 워킹맘의 은밀한 덕질생활’에 관한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요즘 내가 하루 한 번은 웃을 일이 생겼다는 것. 강다니엘 때문에. 사는 낙이 생겼다. 그걸로 충분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선배, 강다니엘이 실검 1위네요.”
회사 단톡방. ‘강다니엘’이란 이름이 처음 등장했다. 강다니엘?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민감한 부서 소속이다 보니 잽싸게 노트북 자판에 ‘강다니엘’ 단어를 두들겼다. 타다다다다다닥. 분홍머리가 눈에 확 들어온다. (…) 그의 존재를 반나절 전에야 알았지만, 문득 우리 아들이 강다니엘처럼 잘 웃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크면 키 180센티미터에 어깨 넓이가 60센티미터였으면 좋겠다. ‘해피 바이러스’를 품은 건강한 청년이었으면 좋겠다. 11년 후면 그리 멀지도 않았다.
- ‘우리 아들이 강다니엘 닮았으면 좋겠다!’ 중에서
유튜브만큼 훌륭한 동영상 공급처도 없다. 유튜브 세상에서는 다양한 각도와 시선에서 〈프듀〉 참가 연습생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프로그램 참가 전 연습생들의 과거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강다니엘의 비보이 시절 모습도, 고교 1학년 때 선보였던 현대무용 모습도 다 유튜브 안에 있다. 아예 〈프듀 2〉 강다니엘 출연분만 편집해서 보여주는 영상도 따로 있다. 분명 팬들이 만들었을 텐데 참 고퀄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영상들은 아이돌 세계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 마중물이 된다. 보고 또 보고. 절대 멈출 수 없는 중독이다.
- ‘모든 것은 직캠으로부터 시작된다’ 중에서
헉! 강다니엘, 참 야하다. 눈 화장이 신의 한수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눈두덩에 아이섀도를 했다. 촉촉하게 적신, 금빛이 감도는 머리도 찰떡궁합이다. 핏빛 입술과 하얀 얼굴의 절묘한 조화로 서늘한 뱀파이어 분위기까지 연출해낸다. (…) 그리고, 이미 온라인상에서 회자되며 실검 상위권에 올랐던 허벅지 쓸기 장면이 나온다. ‘온종일 나를 설레게 해’라는 노래 가사에 맞춰 왼손으로 오른쪽 허벅지를 쓸어 올린다. 스물한 살 청년의 몸짓에순간 움찔한다. 머릿속의 온갖 상상을 자극한다. 순진무구할 것 같은 ‘댕댕이’가 무대 위에서는 ‘으른 섹시’를 뽐낸다. 침이 꼴깍 넘어가면서 ‘허!’ 하는 감탄마저 나온다.
- ‘잠자던 욕망 아줌마를 깨우다’ 중에서
나는 강다니엘이 고맙다. 아마추어도 프로도 아닌 삶의 중간 지점에 있던 나에게 ‘프로’의 의미를 되묻게 했다. 무엇이든 완벽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냥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만 다하면 된다. (…) 40대는 도전보다는 안정을 원할 때다. 21세기 소년의 열정이 불씨가 되어 20세기 소녀의 마음에 불을 지핀다. 아마 그래서였던 것 같다. 뒤늦은 아이돌 덕질의 이유는 그의 무대 위 열정이, 그의 티 없는 웃음이 마냥 부러웠던 까닭이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동경’의 의미도 된다.
- ‘덕질이 우리 삶에 가르쳐주는 것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