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삶과 음식을 버무리는 작가 정동현이 기록한
고되고 뜨거우며 짜고 달았던 인생의 맛!
대기업 사원에서 요리사로, 글 쓰는 셰프에서 칼럼니스트로, 작가 정동현이 써내려간 한 그릇에 담긴 사람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 살기 위해,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음식이지만, 그 속에는 그곳의 공기, 내음, 분위기, 사람들까지 수많은 순간과 장면이 담겨 있다. 같은 음식을 두고 저마다 다른 추억을 지닌 건 그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는 돈가스에서 학창시절 친구를, 첫 데이트를 했던 연인을 떠올리지만, 작가는 이제야 이해하는 아버지의 못다 한 속내를 떠올린다.
이 책은 삶의 모든 마디에 자리했던 음식에 대한 이야기다. 한 그릇을 먹기 위해, 만들기 위해 견디고 버텨야 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왜 우리가 인스턴트 라면 하나에 눈물을 흘리고 가슴이 북받쳐 오르는지 작은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다. 박찬일 셰프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읽어서 군침 도는 글도 좋지만, 슬픔이 고이는 글도 좋다고 생각한다. 정동현은 두 가지를 같이 한다.” 책을 덮고 나면 허기진 배를 채울 음식보다 시절을 함께 지나온 그리운 누군가가 떠오를 것이다. 많은 것이 그리워질 것이다.
저자소개
정동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유통회사를 다녔다. 서른을 코앞에 둔 어느 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생각에 사표를 던지고 영국 요리학교로 훌쩍 유학을 떠났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의 레스토랑에서 늦깎이 셰프로 요리 열정을 불사르며 전쟁터 같은 주방 풍경, 음악과 영화와 문학으로 버무린 요리 이야기를 실어 날랐다. 동아일보에 〈정동현 셰프의 비밀노트〉, 조선일보에 〈정동현 셰프의 생각하는 식탁〉을 연재했고 부산 MBC ‘어부의 만찬’에 출연했다. 현재 신세계그룹 F&B팀에서 ‘먹고Food 마시는Beverage’ 일에 몰두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셰프의 빨간 노트》가 있다.
목차
프롤로그 작은 실마리를 찾고 싶었다
1장 그리움의 맛
기찻길 위에 펼쳐진 맛, 양념 통닭
태초의 그리움, 불 맛
고단한 삶을 지탱해준, 어묵
정성이라는 따뜻한 수고로움, 닭칼국수
누군가를 먹이겠다는 마음, 김밥
슬픔을 견디게 하는 맛, 육개장
이제는 이해하는 마음, 돈가스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같은, 잔치국수
위로가 필요한 날이 계속될수록, 미역국
애잔하고 씁쓸한 삶의 맛, 유니짜장
어중한간 삶은 쓸쓸하니까, 매운 맛과 순한 맛
결국 돌아오게 되는 엄마의 맛, 비빔국수
가깝고 싼 집이면 족했던, 돼지국밥
여름이면 늘 그렇듯, 냉면
2장 나를 일으켜세운 순간의 맛
뜨거운 한 그릇의 진심, 죽
주술처럼 언 몸을 녹여주던, 차이
채 터지지 않은 꽃망울의 맛, 사케
사람들을 품어주는 맛, 라면
어디론가 떠날 때면, 우동
여전히 젊고 그만큼 역동적인, 라멘
뭇사람들의 희생에 비하면 과분한, 꽃게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이 있다, 대패 삼겹살
얼마만큼 갈고 또 갈아야, 칼
맛을 지킨다는 것, 쌀국수
소박하고 담담한 한 그릇, 볼로네제
다시 오지 않을 그 시절, 냉이 된장찌개
3장 뜨거우며 짜고 달았던 시간의 맛
한 조각이 만드는 생의 기쁨, 식빵
익숙한 것의 재발견, 마늘
몽글거리는 따스한 감각, 마들렌
뜨겁고 찡한 것, 짬뽕
오케이 베리 나이스, 김치
덧셈과 뺄셈의 공식, 스콘
오래 배를 곯다 마주한 따뜻한 한 그릇, 밥
집착에 가까운 정성, 감자튀김
내 몫의 일, 볶음밥
얼기설기 꿰맨 듯 일정하지 않은 맛, 과카몰레
그날은 달랐다, 미트볼
이 맛을 기억해, 소금
꿈도 허락되지 않던 밤을 통과하며, 부침개
일류와 일등의 차이, 음식
작은 것을 지키며 살아간 이들, 달걀프라이
에필로그 기억나지 않는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