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이 책은 마치 고고학자가 쓴 『데카메론』 같다.
옛사람들의 삶과 희로애락이 담긴 이야기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한다.”
- 강인욱 고고학자
? 영국 아마존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 BBC 역사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진행자, 닐 올리버의 고고학 에세이
“인류애 상실”이라는 씁쓸한 말이 유행처럼 떠돈다. 거의 시대정신이 된 듯한 ‘각자도생’이라는 ‘비인간적’인 말과 함께 우리는 더 외로워지고, 삶은 더 각박해져 간다. 고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닐 올리버는 ‘인류애를 회복하고, 지친 우리의 어깨를 보듬어줄’ 특별한 유물과 유적 36개를 엄선해 거기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BBC에서 20여 년간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진행자로 활동해온 그는 가족, 사랑, 죽음, 상실, 집 같은 인생의 영원한 화두를 주제로 인류 역사를 한 편의 흥미진진한 드라마처럼 풀어낸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그만이 들려줄 수 있는 생생한 경이로움과 통찰이 갈피마다 가득 담겨 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멈춰 섰던, 360만 년 전 어머니의 발자국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 책은 약자를 돌보았고 죽음을 애도했던 5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장례식을 지나,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과 신석기시대 농부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탁월한 스토리텔러’인 저자는 저 황량한 유적들 사이에서 우리처럼 살고, 사랑하고, 고된 하루하루를 버텨냈던 옛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리면서도, 인류 기원에 관한 지식을 명료하고 쉬운 언어로 전달한다. 믿기지 않을 만큼 우리와 닮은 과거 인간들의 이야기는 뭉클한 위로로 다가오기도 하고, 우리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사하기도 한다.
방대한 시공간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감정, 언어, 예술, 종교가 탄생하고 뿌리를 내리던 역사적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는 겉으로 보면 유물에 관한 고고학책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역사, 예술, 문화, 지리, 인류학을 아우르는 알찬 인문 교양서다. 고고학자가 번역을 맡아 전문성과 완성도를 높였으며, 실제 유물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어 책의 재미와 가치를 더한다.
고고학자 강인욱은 “이 책이 우리를 이끄는 곳은 유적지라기보다 인간성의 깊은 근원지”라는 찬사와 함께 긴 추천의 글을 썼다. 수만 년의 세월을 견디고 들판에 고요히 서 있는 유적에는 우리가 잊고 있던 생의 가치를 일깨우는 힘이 있다. 다름 아닌 우리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그 오래된 풍경 속으로, 성큼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