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저자
이지안
출판사
한겨레출판
출판일
2024-09-19
등록일
2025-01-1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38MB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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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자신을 누르는 엄격한 목소리에서 벗어나

참자기를 직면하고 ‘자기 허용’으로 나아가는 법”_전홍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추천



★“자기 자신을 위한 심리학자가 되어

인간 마음의 중심으로 독자를 정확하게 데려가는 책”_정지우(작가·변호사) 추천



“타인의 기대에 맞추느라 내 감정과 욕구를 착각하는 건 아닐까?”



‘성격 좋은 사람’으로 살아온

어느 심리학자의 ‘자기 허용’ 심리학



화나거나 서운할 때, 상대가 기분 나쁠까 봐 참게 되는가? 괜찮지 않은 순간에도 ‘괜찮다’는 말을 습관처럼 하는가? 유독 대하기 껄끄럽고 어려운 사람이 있거나 갈등 상황이 생길 때, 내 탓부터 하게 되는가? 상대의 거절을 받아들이는 것도, 상대를 거절하는 것도 어려운가? 그렇다면 당신은 ‘착하고 성격 좋다’는 기대에 맞춰 타인을 배려하며 살아가느라 정작 자기 자신을 조각조각 잃어버린 사람일 수 있다.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은 폐 끼치는 게 두려워 자신의 마음을 숨겨온 사람들을 위한 ‘자기 허용’ 심리학 책으로, 이 ‘성격 좋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누구와도 무난히 잘 어울리는 듯 보이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는 잘 지내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국심리학회 공인 임상심리전문가이자 이 책의 저자 이지안은 자신 역시 착하고 무던하다는 꼬리표에 얽매여, 타인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한 ‘거짓자기’로 살아오느라 자책과 자기 검열을 끊임없이 반복해 왔음을 고백한다. 자아를 까맣게 잊어버린 심리학자가 자기 중심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신의 욕구와 기질에 힘껏 주목하며 ‘금 가고 부서진 마음 조각’을 찾아 붙인 덕분이었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내밀한 고백을 따라 진행되는데, 1부에서는 타인을 배려하느라 참아온 부정적 감정을 이해하는 법을, 2부에서는 타인의 기대를 거두고 진정한 핵심 자아를 살피는 법을, 3부에서는 과거의 상처를 잘 소화하는 법을, 4부에서는 자신을 지키며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다룬다.

‘참자기를 직면하는 것은 어려운 여정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느끼는 진짜 감정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을 추천한 전홍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이야기했듯,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누르는 엄격한 목소리에서 벗어나 참된 자신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당신이 타인을 의식하고 배려하느라 자신을 조각조각 잃어버린다면, 알아차린 것만으로도 이미 스스로를 돌보기 시작한 거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오랫동안 외면했던 자신의 기호와 감정, 욕구에 이제 힘껏 주목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너머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로 자기 존재를 가득 채워보기를요. 건강한 사람이란 아무런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충분히 흔들리고 왜 그렇게 흔들리는지 자기 마음을 찾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_‘프롤로그’ 중에서







“늘 타인이 우선이었던 당신이

남에게만 좋은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기를”



잃어버린 ‘참자기’를 찾기 위한 단계별 여정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진정한 ‘참자기’를 찾고 ‘자기 허용’의 길로 나아가는 방법을 부드럽게 일러준다. 정지우 작가가 전한 추천의 말과 같이, 저자는 ‘자기 자신을 위한 심리학자가 되어 인간 마음의 중심으로 독자를 정확하게 데려간다’.

먼저 1부 〈타인을 위해 숨겨온 나의 부정적 감정 마주해 보기〉에서는 혹여나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까 봐 인정하고 표현하기를 주저했던 부정적인 감정들, 분노·슬픔·외로움·우울·불안·자책감·강박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뤄야 하는지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감정은 없다’. 예컨대 분노는 관계를 망치는 죄악이기보다 내 마음의 경계를 지키는 파수꾼이며, 불안은 엄살 피우는 나약한 사람이라는 증거이기보다 스트레스받는 상황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한 경고 사이렌과 같다.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들이 저마다 자신의 좌절된 욕구를 기리키는 마음의 방향계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시적 마음챙김’ ‘수용전념치료’ ‘인지삼제’와 같은 심리학 개념을 통해 이를 적절히 해소하고 마주하는 방향으로 이끈다.

2부 〈나의 기질과 욕구에 귀기울여 ‘참자기’ 찾아보기〉에서는 유전학자 클로닝거의 ‘기질’ 키워드, ‘자기 개념’ ‘의식의 흐름 글쓰기’ ‘의식화’ 등 주변의 기대에 짓눌렸던 자신의 핵심 기질과 성격, 욕구를 들여다보는 기준과 방법을 일러준다. 우리는 타고난 핵심적 특성인 ‘참자기’와 타인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사회적 기준이나 주변 기대를 반영한 ‘거짓자기’ 사이에서 살아간다. 이때 거짓자기가 너무 커지면 자신의 욕구를 정확하게 알아차리거나 표현하지 못해 관계에서 피로감을 느끼거나 자기 괴리감·공허함·삶의 불만족을 느낄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저자는 진정한 자기 개념을 확립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3부 〈트라우마와 상처를 돌아보며 ‘자기자비’ 베풀기〉에서는 내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트라우마와 과거의 상처를 건너가는 법을 다룬다. 1부와 2부에서 연습한 것처럼 현재 내 감정과 욕구, 타고난 기질을 돌아봤는데도 설명하기 어려운 껄끄러운 순간이 있다면, 어쩌면 그 원인은 과거 기억에 뿌리내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경험이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저자는 과거 기억의 덫이 영원하진 않다고 강조한다. 가족이나 가까운 주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과거의 트라우마는 오히려 상처의 기억으로 들어가 다시 직면하거나, 새로운 치유의 경험으로 봉합될 때 옅어진다. 저자는 ‘타당화’ ‘스키마’ ‘투사’ ‘재양육’과 같은 개념을 소개하며, 과거의 자신의 고통에 감응하고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로써 우리는 자기 연민도 자기 부정도 아닌 ‘자기자비’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마지막 4부 〈타인에게 불편해질 용기를 통해 관계의 균형 잡기〉는 상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이나 자꾸만 어긋나는 관계를 이해하는 법, 상대에게 적절하게 화내거나 거절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짚어낸다. ‘수동공격’ ‘수용욕구’ ‘정서적 항상성’ ‘투사적 동일시’ 등 더 자유로운 관계 맺음에 도움이 되는 키워드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보며, 다양한 관계의 역학 속에서 자신의 심리적 바운더리를 지키는 방식으로 교류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과연 좋은 성격이라는 것이 실재하는가?”



어렸을 때부터 ‘내사’된 말,

‘착하다’는 칭찬이 감추는 것들에 대하여



한국 사회는 특히 상호 관계에 있어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을 보인다. ‘칭찬’ 역시 이러한 문화 규범을 공고히 만든다. 어려서부터 어른의 말과 사회 질서를 잘 따르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아이를 ‘착하고’ ‘순한’ 아이라고 칭찬한다. 반대로 자신의 감정을 스스럼없이 표출하고 상대에게 원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말하는 태도는 ‘이기적이고’ ‘되바라진’ 태도로 평가받는다. 상대를 배려하는 것, 튀지 않고 무난하게 녹아드는 것은 모두 자신의 기호나 특성을 고려한 선택이라기보다 사회적·도덕적 규범과 맞물린다.

저자는 어릴 적 동생에게 장난감을 양보하자 주변 어른들로부터 ‘순하다’는 칭찬을 들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처음엔 달콤한 칭찬이 좋았지만, 타인의 기대를 본능적으로 감각하고 그에 맞출수록 점점 더 ‘착한’ 행동을 기대받게 되었다. ‘타인을 먼저 살피고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여자아이이기 때문에 얌전하고 고분고분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가 어느 새 자신을 억눌렀다. 당위의 말들을 ‘내사’하게 된 것이다.

‘내사’는 상대의 욕구나 가치관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충분히 소화되지 못한 채 내면화된 것을 일컫는 심리학 개념이다. 어렸을 때부터 착하다는 칭찬이나 이기적이라는 꾸중을 반복해 들을수록, ‘좋은 성격’이라는 틀은 내사되기 쉽다. 내사된 말들은 스스로를 옥죌 뿐 아니라, 중요한 순간에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게 만든다. 예컨대, 타인에게 양보하고 싶지 않은 순간에 스스로 제동을 걸거나, 부당한 것에 항의해야 할 때조차 상대가 불편할까 봐 침묵하게 된다.

이처럼 ‘착하다’ ‘성격 좋다’는 칭찬은 사회가 긍정하는 규범과 맞물리며 개인의 행동을 제약하는 위력을 갖는다. 하지만 저자는 ‘성격은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니라, 가능성의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좋은 사람’의 기준에 맞추느라 외면했던 욕구나 분노·슬픔·외로움·질투와 같은 울퉁불퉁한 감정도 스스로 그럴만한 것으로 끌어안아줄 필요가 있다. 저자의 내밀한 고백이 담긴 이 책이, 다양한 모양의 자아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 힘을 실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하여 사회의 규범이나 당위에 가려졌던 진짜 나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이 아닌 저마다 자신에게 좋은 삶으로 정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성격에 대해 품평하는 사회와 타인의 목소리에 걸려 스스로의 성향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약해질뿐더러 거짓자기에 대한 집착만 깊어진다. 부모나 속한 조직, 사회에서 바라는 성향과 다르다고 움츠러들거나 자기 성격을 탓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신 성격이라는 동전을 앞뒤 뒤집듯 부지런히 돌려가며 바라봐 주면 좋겠다. 사회가 기대하는 행동을 해줄 것인가 아니면 내 성격을 고수할 것인가는 그 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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