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세로 떠난 유쾌한 취재 여행.
죽은 자들과의 엉뚱하고 솔직한 인터뷰.
미국 최고의 풍자가 커트 보네거트의 기발한 가상 인터뷰. 직접 뉴욕 공영 라디오 방송국 WNYC의 명예기자로 나선 이 책에서 저자는 4분의 3만 죽은 상태로 사후세계에 가 내세의 존재들을 만난다. 보네거트는 셰익스피어와 아돌프 히틀러, 아이작 뉴턴 등의 유명 인사부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까지,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만나 살아생전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 이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 가상의 취재 여행에서 만난 이들에게 엉뚱하고 '불경스러운' 질문을 던진다. 열성 노예폐지론자 존 브라운과의 인터뷰를 통해 노예제도와 홀로코스트 등 문명국가가 합법적으로 저지른 잔학행위에 대해 언급하며, 히틀러와의 인터뷰에서는 그가 자신의 행동에 가책을 느낀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셰익스피어를 만나서는 그의 모든 작품을 직접 쓴 게 맞는지 묻기도 한다.
커트 보네거트는 인터뷰 대상의 삶을 소재로 한 짤막한 인터뷰 글을 통해 과거를 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풍자적으로 풀어내며, 이를 바탕으로 현세의 삶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작가는 이처럼 내세에 터를 잡은 이들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써 내려감으로써 그가 생전에 강조했던 인도주의자의 삶 즉, 현재의 삶에 충실할 것, 그 삶을 긍정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소개
미국 최고의 풍자가이자 휴머니스트이며,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1922년 11월 11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독일계 이민자인 건축가 커트 보네거트 1세와 이디스 보네거트 사이에서 태어났고, 2007년 4월 11일에 세상을 떠났다. 블랙유머의 대가 마크 트웨인의 계승자로, 리처드 브라우티건, 무라카미 하루키, 더글러스 애덤스 등 많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독특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대가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독특한 유머감각을 키워온 보네거트는 청년기에 코넬 대학, 테네시 대학 등을 오가며 공학자와 작가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고민하다 1943년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징집되었다. 전선에서 낙오해 드레스덴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는 동안, 연합군이 사흘 밤낮으로 소이탄을 퍼부어 십삼만 명의 시민들이 몰살당했던 인류 최대의 학살극을 겪고 그는 미국을 대표하는 반전 작가로 거듭났다.
미국으로 돌아와 소방수, 영어교사, 자동차 영업사원 등을 전전하면서도 글쓰기를 계속했고, 1952년 첫 장편소설 『자동 피아노』를 출간했다. 이후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 『마더 나이트』 『고양이 요람』 『제5도살장』 『타이탄의 미녀』 『챔피언들의 아침식사』 『제일버드』 『갈라파고스』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포스트모던한 소설과 풍자적 산문집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케보키언』 등을 발표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보네거트는 1997년 『타임 퀘이크』 발표 이후 소설가로서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2005년 생애 마지막으로 발표한 회고록 『나라 없는 사람』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