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이방인
미끄러지듯 매혹되는 이야기의 끝,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이 무너진다
삶에 대한 긍정의 자세와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인생의 비의를 길어올리는 소설가 정한아의 세번째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이 출간되었다. 『달의 바다』(2007), 『리틀 시카고』(2012)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장편으로, 오랜만에 한국문단에 강력한 반전을 선사하는 반가운 작품이기도 하다.
한 소설가가 자신의 소설을 훔친 비밀스러운 인물의 행적을 추적해나가는 이 유려한 미스터리는 때로는 더 나은 삶의 조건을 쟁취하기 위해, 때로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거침없이 삶을 뒤엎는 한 인물의 일생을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겹쳐가며 복원해낸다. 그렇게 내달려온 이야기의 끝, 지금까지 촘촘하게 쌓아온 서사를 단숨에 무너뜨리는 반전은 강렬한 전율에 목말라 있던 우리를 가을밤의 싸늘한 한기 속으로 끌어다놓는다.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 대산대학문학상을, 2007년 장편소설 『달의 바다』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다. 건국대 국문과 재학 중 대산대학문학상으로 등단한 그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작업실에 머물려 직장인과 똑같이 출퇴근 시간을 정해 놓고 글을 쓴다고 한다.
그녀의 작품은 장르적인 요소를 반영하거나 실험적인 시도를 하기보다 전통적인 서사에 충실한 편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최근 젊은 작가들이 주로 가지고 있는 판타지나 SF 등의 상상력을 동원한다기 보다는 현실적인 소재 속에서 순진무구하고 명랑한 감수성과 산뜻한 문체를 통해 오히려 신비감을 자아내게한다.
1. 난파선 _007
2. 우울증에 걸린 피아니스트 _033
3. 보그 _057
4. 구인광고 _079
5. 위조 증명서 _105
6. 노인과 바다 _139
7. 은신처 _164
8. 바다 밑바닥의 온도 _189
9. 가짜 거짓말 _208
10. 제로의 가능태 _236
작가의 말 _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