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작가 정미경의 마지막 장편소설
"그녀의 몸을 삭아내리게 했던 그 소설,
내게서 그녀를 데려가버린 도화선이 되었던 그 미운 소설" _김병종(화가)
지난해 1월 18일, 소설가 정미경이 세상을 떠났다. 암을 발견한 지 한 달 만이었다. 너무도 갑작스런 일이라 남은 사람들의 비통함이 컸다. 그가 떠난 지 1년, 화가이자 그의 남편인 김병종이 그의 집필실에서 찾아낸 한 편의 소설이 세상에 선보인다. 어디에도 발표된 적 없는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 『당신의 아주 먼 섬』이다. 소설은 남도의 어느 작은 섬에 얽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삶의 다채로운 양상들을 세밀하게 펼쳐 보이는 일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답게, 정미경은 섬을 떠났으나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드라마를 세심하고 따뜻하게 그려낸다. 작가 정미경은 쉽게 닿을 수 없는 아주 먼 섬으로 떠났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천 개의 섬들 사이에서도 오랫동안 반짝일 것이다.
저자소개
'남들은 절대 할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소설을 쓴다는 한국의 대표적인 중견 여성작가다. 서사 구조의 고전적 안정성, 미묘한 정서를 전하는 섬세한 문체, 존재와 삶을 응시하는 강렬한 시선으로 우리 문단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1960년 마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폭설」이, 2001년 《세계의 문학》 소설 부문에 「비소 여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감성과 지성, 내면과 서사의 반목을 훌륭하게 통합해 낸 『장밋빛 인생』으로 획일화된 문단에 변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을 받으며 2002년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빛과 어둠의 미학을 바탕으로, 백야의 북구, 뭉크의 그림 등 이국정취로 이끌어가는 이향적인 공간의 시학과 더불어 아이러닉한 반전 구조로 와해되어가는 천재적 우상의 초상을 제시한 「밤이여, 나뉘어라」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밤이여, 나뉘어라」는 인간 존재의 허무, 그 황량함에 대한 고백을 담고 있다. 천재의 몰락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통해 선망과 경쟁의 대상으로서 자아의 욕망이 대리 투사된 자신의 거울상인 대상의 해체로 인한 자기 환멸의 허망한 반응과 내적 붕괴감을 뛰어난 서사기법을 바탕으로 그려낸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사랑의 감정에 대한 은밀한 성찰의 기획을 여로의 구조를 통해 뛰어나게 서사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밤이여, 나뉘어라」 외에 2008년 이효석문학상 추천 우수작인 「타인의 삶」, 2008년 황순원문학상 최종후보작 「프랑스식 세탁소」, 「번지점프를 하다」,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내 아들의 연인』, 장편소설『장밋빛 인생』,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등의 작품을 썼다.
2017년 1월 18일 향년 57세, 암으로 투병 중이던 그는 병세가 악화되면서 급성 폐렴에 따른 합병증으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