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시간 여행
여기가 나를 위한 곳, 지금이 나를 위한 시간이다!
2004년 이래 영미권의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매년 거론되는 조이스 캐롤 오츠의 46번째 소설 『위험한 시간 여행』. 55년 작가 인생 최초의 SF소설로, 미래 사회에서 반역분자로 분류되어 80년 전 과거로 추방당한 소녀의 괴롭고 가슴 아픈 깨달음과 정교한 러브스토리를 엮은, 매혹적이면서도 비전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후의 전체주의적 북미연합. 아드리안은 국가가 정한 한계에 도전한 죄로 북미의 ‘위스콘신 주 웨인스코샤’라고 하는 지역으로 추방되고, 어느 날 자신이 80년 전의 세계로 던져졌음을 깨닫는다. 아드리안은 부모가 태어나기도 전인 1959년으로 순간 이동된다. 그녀는 이제 위스콘신 주 웨인스코샤 대학 신입생 메리 엘렌 엔라이트이며, 추방지로부터 반경 10마일을 벗어나면 즉시 삭제의 위협으로 누구에게도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없다. 지침에 나와 있는 대로 그녀는 양부모에 입양된 존재로 신분을 세탁할 것이며, 이 양부모는 사망한 것으로 처리된다.
추방자는 또한 가족이 없는 사람으로 살아야 하며, 이를 제한구역 내 본인의 신분으로 삼아야 한다. 머릿속에 심어놓은 마이크로칩은 과거의 삶에 대한 추억을 차단한다.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제9구역, 그녀는 문화 충격에 맞닥뜨린다. 평화주의자들은 캠퍼스에서 쫓겨나고, 여학생들은 스텝 포드 아내가 되기를 열망하며 대학은 평범함의 온상이다. 또한 그녀는 낡은 옷을 입고 핸드폰도 컴퓨터도 없는 세계에서 살아가야 한다.
제한구역, 낯선 세계에 차츰 적응해가면서 메리 엘렌의 외로움은 이제 사랑의 감정으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그 대상은 바로 웨인스코샤 대학의 심리학 조교수 울프만이다. 그는 제한구역의 감시자일까 아니면 자기와 같은 시간 여행자인 추방자일까. 그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그녀는 울프만과 도피행각을 벌이지만 결말은 예상 밖이다. 가상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예측 불가능한 모호한 결말. 삶은 여전히 소설 속, 영화 스크린 속에 갇혀 있는 듯하다.
현대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이자 고딕 호러의 대가. 매해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1964년 『아찔한 추락과 함께』로 등단한 이후 사십 편 이상의 장편소설과 수많은 단편소설, 시, 희곡을 썼다. 1967년과 1973년에 「얼음의 나라에서」와 「사자」로 오 헨리 문학상을 두 번 받았고, 1970년 『그들』로 전미 도서상의 영예를 안았다. 1996년 『좀비』로 브램 스토커 상, 2005년 『폭포』로 페미나 상 외국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폭력과 부조리 속에서 은폐된 욕망을 전율하는 공포로 형상화했다. 현재 뉴저지 주 프린스턴에 거주하며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로저 S. 벌린드 석좌 교수로 재직 중이다.
1부 ― 졸업생 고별연사
지침/ 삭제/ 영장/ “좋은 소식”/ 체포/ “징계”/ 추방: 제9구역
2부 ― 제9구역, 행복한 곳
타자기/ 길잃은 아이/ 여학생/ 잃어버린 친구들/ 그 사람/ 울프만/ 외로움/ 아마도/ 우등생/ 주문/
고아/ 갑자기/ 부정/ 벽/ 자연사 박물관/ 피난처/ 희생/ 흠모/ 수색자들/ 테스트/ 시험/ 점수/
내 사랑 울프만: 추억/ 반핵 운동/ 외로운 소녀 1/ 외로운 소녀 2/ 4월/ “파국”/ 도망/ 박쥐
3부 ― 웨인스코샤 폴즈
구조/ 기적/ 비탄/ 방문객들/ “삼촌”/ 헤론 크리크 농장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