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물어도, 예스
스티븐 킹 극찬, 2020년 미국을 사로잡은 소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피플〉〈보그〉〈엘르〉 선정 2020 ‘올해의 책’
그 일이 없었다면 삶은 더 충만하고 행복했을까?
40년에 걸친 두 이웃의 비극과 처절한 사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묻는 감동의 드라마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유수의 매체에서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힌 《다시 물어도, 예스》가 출간됐다.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으로 인생의 참 의미를 포착하는 메리 베스 킨의 세 번째 소설인 《다시 물어도, 예스》는 1970년대 미국 뉴욕의 교외에 사는 평범한 두 가족에게 일어나는 비극과 용서, 희망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이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우아한 문체는 물론,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삶에 관한 통찰력이 많은 찬사를 받았다.
동료 경찰인 프랜시스 글리슨과 브라이언 스탠호프는 뉴욕 교외에 사는 이웃이다. 두 가정은 각자 말 못 할 속사정을 가지고 있다. 프랜시스의 아내 레나는 외로움을 안고 있으며, 브라이언의 아내 앤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 이로 인한 비극적인 사건은 두 가족을 뒤흔들지만 프랜시스의 딸 케이트와 브라이언의 아들 피터 사이에 사랑이 피어나, 두 가족의 끈질긴 인연이 이어진다. 케이트와 피터의 사랑, 가족 간의 연대는 과거의 상처로 인해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르지만 다정함과 관대함 그리고 품위가 마침내 모든 것을 품는다.
때로 인생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 가족과 용서라는 중요한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소설은 그래서 가슴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다른 누군가를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용서할 수 있을까? 용서란 약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강함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모두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가슴 깊이 느낄 것이다.
<책 속으로>
여섯 달 후 케이트가 맨몸으로 엎드려서 머리 무게를 지탱하는 법을 배우는 동안 피터는 시리얼과 사과주스를 먹었다. 훗날 두 아이는 자신들의 뇌가 언제 처음 서로의 존재를 인식했는지 궁금해했다. 피터는 열린 창문을 통해 케이트의 울음소리를 들었을까? 현관 난간에 서는 법을 배우는 동안, 인도에서 언니들이 끌어주는 수레를 타던 케이트를 보면서 저 애가 누군지 궁금해했을까?
_42쪽
피터가 프랜시스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네, 안녕하세요. 제퍼슨가 1711번지로 사람 좀 보내주실래요? 네, 서둘러주세요. 엄마가 아빠 총을 가지고 있어요.” 레나는 찰싹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입을 막았고 사라와 내털리는 창문으로 내달렸으며 케이트는 피터만 바라보았다. 프랜시스는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한 일이다. 저 아이가 오해한 것이다. 목격자들이 엉터리 증언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예전에 엄마가 아빠의 총을 가져간 적이 있기 때문에 또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프랜시스와 브라이언은 길럼의 어른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한 가지 사실쯤은 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알았다.
_112쪽
“아빠는 왜 엄마를 도와주지 않았어요? 아빠는 엄마한테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피터는 접이식 소파, 바닥에 잔뜩 쌓인 교과서, 옷장으로 사용하는 작은 건조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모든 걸 피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요.” “글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았다면 분명 조치를 취했을 거야. 하지만 형은 몰랐어. 너도 몰랐고, 심지어 너희 엄마도 몰랐지.”
_186쪽
이제 모든 게 괜찮아질 것이다. 두 가족 모두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지금부터 그들의 인생은 얼마든지 즐겁게 흘러갈 수 있다. 케이트는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명절 때마다 제퍼슨가에 와서 언니들과 소파에 앉거나 커피를 만들어주거나 나무 밑에서 선물을 꺼내 이름을 부르는 피터의 모습을 떠올렸다. 조지와 로잘린이 함께해도 좋을 것이다. 아무리 끔찍한 일도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할 수 있다. 그들의 불운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겠지만 비극적 결말이나 목숨을 잃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_304쪽
“지금은 전보다 상황이 나아졌지. 나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닌가? 하지만 어려움이 더 많이 찾아올 수 있잖아. 어쩌면 이제 시작인지도 몰라.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어? 우리는 어른이 되고 파트너가 되고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거야. 정말 아무것도. 어쩌면 여전히 모를 수도 있어. 이런 걸 그때 알았더라도 당신이 승낙했을까?” “지금은 다 알잖아. 그러니까 물어봐.” 하지만 그는 적절한 말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힌트를 줄게.” 그녀가 그의 손을 꽉 잡았다. 그가 고개를 들어 눈을 맞추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때도 지금도, 내 대답은 예스야.”
_441쪽
레나가 어깨를 더 세게 잡고 몸을 숙였다. 뒷덜미에 그녀의 따뜻한 얼굴이 느껴졌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 그는 그 따뜻함이 파도처럼 자신을 덮치도록 내버려두었다. 어두컴컴한 물속에서 일어나보니 가슴은 충만했고 몸은 피곤했고 하늘은 물속에서 봤을 때보다 더 파랬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그녀가 사뭇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맞아.” 그가 말했다. “운이 좋았어.”
_4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