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작가정신 일본 문학 시리즈 32> 달의 뒷면은 비밀에 부쳐

<작가정신 일본 문학 시리즈 32> 달의 뒷면은 비밀에 부쳐

저자
츠지무라 미즈키
출판사
작가정신
출판일
2013-10-19
등록일
2014-10-15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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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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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12년 제147회 나오키상 수상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 신작 소설

견고한 옴니버스 골조 위에 입혀진 행복의 이면이 대단하다!




이 책은 각기 다른 비밀을 지닌 네 커플이 결혼식 당일 하루 동안 겪는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놓는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행복의 이면,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 모습을 어떻게든 감추고 극복하고 지켜내려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문신과도 같은 쌍둥이 언니의 존재, 파혼 당한 웨딩플래너, 예비 이모부의 비밀을 알아채버린 꼬마, 무조건 내달리고 보는 남자의 이중 결혼 같은 것은 어쩌면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행복의 이면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주로 진지한 미스터리 물을 집필해온 작가답게 복잡한 속내를 지닌 인물 각각에 대한 묘사를 확실히 하면서 견고하게 맞물리는 옴니버스 구조도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이리저리 꼬이고 얽힌 이 이야기를 정신 차리고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네 커플과 함께 카타르시스의 순간을 맞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원작으로 2012년 1월 NHK에서 방영된 10부작 드라마 〈오늘은 만사 대길하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1980년 생으로 아직 젊은 나이인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는 2012년 나오키상을 수상하면서 일본의 대표적 신진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복잡한 속내를 숨긴 채 완벽한 하루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네 커플의 옴니버스

“우리는 행복해지고 싶을 뿐이라고요!”




드디어 올해 치밀한 미스터리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이번 신작은 결혼의 이면에 관한 옴니버스 소설이다. 다소 묵직하고 진지했던 기존 작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츠지무라 미즈키만의 집요한 구성력까지 녹아들어 있는 이번 소설은 꽤나 주목할 만하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삶의 숨기고 싶은 이면을 다루고 있다는 데서 작가의 세밀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츠지무라 미즈키는 2004년 제31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메피스토상은 일본의 유명 출판사 고단샤의 문학지 《메피스토》에서 주최하며 ‘한 명의 작가, 하나의 장르’라고 봐도 좋을 정도의 개성적인 작품만을 엄격히 선발한다. 그의 데뷔작『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는 국내에도 번역, 출간되었고 지독하리만치 집요한 심리 묘사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하고 나오키상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주목할 만한 행보를 지속해온 작가는 마침내 2012년 7월, 제147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학의 다음 세대를 이을 젊은 작가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보여주었다.





저 달이 우아해 보이지? 가까이서 보면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니까.



신작 『달의 뒷면은 비밀에 부쳐』는 저마다 한 가지씩 비밀을 간직한 네 커플의 결혼식 당일을 다루고 있다. 츠지무라 미즈키는 자연스러운 감정을 자아내는 특유의 심리 묘사로 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가장 행복해야 하는 날,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을 숨긴 채 전전긍긍하는 등장인물들은 과연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을까?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 그 사이사이에 도사린 행복의 이면

누구에게나 세상에 내보이고 싶지 않은 엉큼한 자아상이 있다





만사가 길하다는 11월 22일 일요일, 화려한 웨딩홀로 유명한 ‘호텔 아르마이티’에는 네 쌍의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다.



누구보다 행복해야 할 신부 가가야마 히미카. 신랑 에이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애정이 가득하다. 헌데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새하얀 웨딩드레스가 아닌 노란색 들러리 드레스?! 그녀의 웨딩드레스에 몸을 집어넣은 주인공은 다름 아닌 히미카와 놀랍도록 닮은 쌍둥이 언니 마리카다. 누가 ‘언니’이고 누가 ‘동생’인지 그 기원은 모호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외모는 물론 사교성까지 모든 면에서 자신을 앞지르는 언니는 평생 히미카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였다. 히미카는 자신의 결혼식을 계기로 인생 최대의 ‘승부수’를 던진다. ‘에이치 씨, 당신만은 제발 나를 알아봐줘요!’ (「가가야마 히미카」)



수수하고 털털한 성격, 게다가 능력도 좋은 서른두 살 노처녀 약사 리에. 그런 리에 이모를 꼬마 마소라는 너무나 좋아한다. 어느 날 리에 이모가 데려온 신랑감은 무려 일곱 살이나 연하의 약국 아르바이트생. 두툼한 눈꺼풀의 이 남자는 얼굴만큼이나 굼뜬 성격으로 마소라의 가족을 경악하게 만든다. 어찌됐든 이 장점 제로의 남자 아즈마를 이모부로 인정하려는 찰나, 마소라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도하고 만다. 빨간 손톱의 여자, 이상하리만치 ‘똑똑해 보이는’ 아즈마의 모습. ‘우리 이모하고만 커플인 거 아니었어?!’ (「시라스 마소라」)



오랫동안 사귀던 남자와 행복하게 결혼 준비를 하던 중 파혼을 당한 야마이 다카코. 인생은 요상하게 흘러 그녀는 웨딩플래너로 일하게 된다. 어느덧 오 년 차가 된 그녀 앞에 ‘최악의 신부’ 오사키 레이나가 나타난다. 열 살 연상의 재혼남과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르렀지만 주위로부터 ‘돈 보고 하는 결혼’이라는 손가락질에 질릴 대로 질려버린 오사키는 극한의 히스테리와 무리한 요구로 야마이의 혼을 빼놓는다. ‘내 행복을 앗아간 당신의 결혼식을, 내가 진심으로 축복해줄 수 있을까?’ (「야마이 다카코」)



일단 되는 대로 내달리고 보는 남자 스즈키 리쿠오는 집에 가는 택시비 오천 엔을 물기 싫어 바람 상대 아스카에게 결혼 약속을 해버린다. 한때는 ‘나의 구세주, 나의 여신’이라 칭송해 마지않았던 아내 기와코를 집에 두고 ‘호텔 아르마이티’의 이브닝웨딩 주인공이 된 리쿠오.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하고자 기껏 준비한 것은 석유와 라이터. 과연 그를 막아줄 바리케이드는 내려올 것인지? ‘동료들에게 내가 유부남인 걸 발설하면 죽을 줄 알라고 협박은 했지만, 내 입으로 싱글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나를 멋대로 싱글로 오해하고 결혼에 이른 이 여자가 멍청한 거다.’ (「스즈키 리쿠오」)





간만에 등장한 ‘꽤나 괜찮은’ 일본의 젊은 소설

당신의 가을을 할애해도 아깝지 않다




소설은 꽤 복잡하게 진행된다. 네 개의 이야기가 마치 퍼즐처럼 짜여 진행되기 때문에 웬만큼 집중하지 않고서는 흐름을 제대로 좇기 어렵다. 하지만 작가는 특유의 집요함으로 이리저리 섞인 퍼즐 조각을 꼼꼼히 끼워 맞춘다. 시작은 꽤나 꿉꿉하다. 모두들 한껏 들떠 있는 와중에 주인공들만이 의뭉스러운 속내를 감추고 있다. 초반부터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독자들에게 드러낸 채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후반으로 갈수록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을까 싶지만, 괜한 걱정이다. 사백 쪽이 넘는 분량에도 지치지 않고 신나는 박자를 이어나간다.

경악스러운 사연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갈등이 고조될수록 등장인물들을 이해하게 되고, 이를 악 물고 필사적으로 진정한 행복을 찾아내려는 이들의 모습을 응원하며 함께 클라이맥스를 향해가게 된다. 독자로 하여금 ‘이 인간들이 제발 좀 행복해졌으면……’ 하고 염원해 마지않게 만드는 것이다. 너무 무겁지도 너무 진지하지도 않은 이 소설은 읽는 동안에는 온전히 소설 속에 독자를 가두어둔다.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 가을, 그 한구석을 이 소설에 할애해도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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