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젠가
위태롭게 쌓아 올린 유리젠가, 당신에게 빛으로 건네는 마음
《유리 젠가》는 2020년 동양일보 신인 문학상을 수상한 이수현의 첫 단편집이다. 2020 충북 작가 신인상 당선작인 〈시체놀이〉를 포함, 총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품 속 유리 젠가의 세계는 눈이 부시도록 투명하고 위태롭다. 절망의 나락에서 우리는 종종 〈시체놀이〉의 취업 준비생처럼 주변을 배회하고, 〈달팽이 키우기〉의 지애처럼 사랑하는 이의 패각에 생채기를 낸다.
하지만 〈유리 젠가〉의 소영처럼 위태로운 젠가 끝에 달린 사랑에 모든 것을 내놓을 때도, 〈발효의 시간〉 속 철이처럼 결코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부자간의 갈등을 직면하면서도 결국 우리는 빛을 향해 나아간다. 〈달팽이 키우기〉의 젊은 연인처럼 나보다 작은 존재를 돌보며 서서히 제 삶의 궤적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이 책은 삶의 바탕을 만들어가는 청춘들, 녹록지 않은 인생길에 단단한 용기와 따스한 위안을 건넨다. 위태로운 우리를 향해 소설가 이수현은 다정하게 읊조린다. 인생은 한 번 살아 볼 만한 것, 견뎌볼 만한 것이라고.